범선은 돛을 펼쳐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배를 의미한다. 인류 역사에서 오랫동안 해상 교통과 운송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증기기관과 같은 동력 기관이 발명되기 전까지 바다를 지배한 주요 수단이었다. 돛의 형태와 수, 돛대의 배치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분류되며,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이용하는 기술적 발전과 함께 인류의 활동 영역을 전 지구적으로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범선의 핵심 구성 요소는 바람을 받는 돛(Sail), 돛을 지탱하는 돛대(Mast), 그리고 돛을 조절하기 위한 각종 밧줄인 색구(Rigging)이다. 돛은 크게 사각돛과 삼각돛으로 나뉜다. 사각돛은 순풍을 받아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 데 유리하여 대형 선박에 주로 사용되었으며, 삼각돛은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는 성능이 뛰어나 연안 항해나 정밀한 조종이 필요한 선박에 필수적이었다. 선체는 주로 목재로 제작되었으나, 19세기 말엽에는 강철 선체가 도입되기도 하였다.
범선의 역사는 고대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에는 노를 젓는 갤리선에 보조 수단으로 돛을 부착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으나, 중세 말기에 이르러 돛의 배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15세기 대항해시대에는 카라벨(Caravel)과 카라크(Carrack) 같은 개량된 범선들이 등장하여 인류가 대서양과 태평양을 횡단하고 미지의 대륙을 탐험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후 등장한 갤리온(Galleon)은 무역과 해전 모두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수 세기 동안 바다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18세기와 19세기는 범선 기술이 절정에 달한 시기였다. 거대한 화포를 갖춘 전열함(Ship of the line)이 국가 간의 해전을 결정지었으며, 19세기 중반에는 빠르고 날렵한 클리퍼(Clipper)가 등장하여 차(茶)나 양모 등 고가치 화물을 신속하게 운송했다. 그러나 산업혁명으로 증기선이 등장하고 엔진의 효율이 점차 개선되면서, 기상 조건에 의존해야 하는 범선은 상업적 및 군사적 경쟁력을 잃고 점차 퇴장하게 되었다.
오늘날 범선은 실질적인 운송 수단으로서의 지위는 상실했으나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해군 사관생도나 청소년들에게 협동심과 항해 기술을 가르치는 훈련함으로 널리 사용되며, 관광 및 레저용 요트로도 큰 사랑을 받는다. 또한 최근에는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현대적인 대형 화물선에 보조 동력으로 돛을 장착하는 기술이 다시금 연구되는 등 지속 가능한 항해를 위한 대안으로 재조명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