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헌병대(Corpo della Gendarmeria dello Stato della Città del Vaticano)는 바티칸 시국의 치안 유지와 법 집행을 담당하는 경찰 조직이다. 흔히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교황을 보필하는 스위스 근위대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바티칸 헌병대는 실질적인 경찰 업무와 사법 기능을 수행하는 별개의 국가 기관이다. 이들은 바티칸 시국의 영토 내에서 공공질서를 확립하며, 거주자와 방문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 조직의 역사는 1816년 교황 비오 7세가 창설한 '교황청 헌병대'에서 기원한다. 1970년 교황 바오로 6세가 군사적 성격이 강했던 기존의 여러 부대를 해체하면서 '중앙보안국'이라는 명칭으로 개편되기도 했으나, 2002년에 이르러 현재의 명칭인 '바티칸 시국 헌병대'를 회복하였다.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의 조직 개편을 거치며 단순한 의전 및 경비 부대에서 현대적인 법 집행 기관으로 진화해 왔다.
바티칸 헌병대의 주요 임무는 공공질서 유지, 교통 규제, 국경 통제 등 일반적인 경찰 업무를 모두 포괄한다. 또한 범죄 수사와 정보 수집을 담당하며, 교황이 바티칸 내부나 외부로 이동할 때 신변을 보호하는 밀착 경호 임무도 수행한다. 특히 교황의 해외 순방 시에는 스위스 근위대와 협력하여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구축하며, 이탈리아 경찰 및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긴밀하게 공조하여 국제적인 범죄 예방에도 기여한다.
조직 구성 면에서는 일반 대원 외에도 신속 대응 부대(GIR)와 폭발물 처리반 같은 특수 조직을 운영하여 테러 위협과 비상 상황에 대비한다. 헌병대원이 되기 위해서는 매우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혼인 가톨릭 신자여야 하며, 특정 연령과 신장 기준을 통과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이탈리아 시민권자여야 한다. 선발된 인원은 사격, 격투, 응급처치 등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현장에 배치된다.
바티칸 헌병대는 평상시 짙은 파란색의 현대적인 경찰 제복을 착용하지만, 주요 종교 행사나 의전 시에는 전통적인 예복을 입고 예우를 갖추기도 한다. 이들은 권총과 소총 등 현대적인 화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 보안 시스템과 감시 카메라를 통해 바티칸 전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이 조직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인 바티칸의 안녕과 교황청의 권위를 수호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