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미어스 크라우치(Barty Crouch Sr.)는 J.K. 롤링의 소설 시리즈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인물로, 영국 마법부의 고위 관료이다. 그는 제1차 마법사 전쟁 당시 마법사 법집행부의 부장을 역임하며 볼드모트와 그의 추종자들인 죽음의 먹는 자들을 소탕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법과 질서를 매우 중시하며 원칙주의적인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었으나, 동시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정한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인물로 묘사된다.
전쟁 기간 중 크라우치는 오러들에게 죽음의 먹는 자들을 상대로 용서받지 못할 저주를 사용하는 것을 허가할 정도로 강력한 강경책을 펼쳤다. 그는 시리어스 블랙을 포함한 수많은 용의자를 정식 재판 절차 없이 아즈카반에 수감시키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고, 차기 마법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었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야망은 자신의 아들인 바티미어스 크라우치 2세가 벨라트릭스 레스트레인지 일당과 함께 네빌 롱보텀의 부모를 고문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들의 범죄가 드러나자 크라우치는 대중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재판장에서 아들을 비정하게 파문하며 아즈카반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는 장관직에서 멀어졌고 국제 마법 협력부 부장으로 좌천되었다. 하지만 그는 죽어가는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거절하지 못하고, 폴리주스 마법약을 이용해 아내와 아들을 바꿔치기하여 아들을 아즈카반에서 탈출시켰다. 이후 그는 아들을 집안에 가둔 채 임페리우스 저주로 통제하며 비밀리에 생활하게 했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시점에서 그는 퀴디치 월드컵과 트리위저드 시합을 주관하며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집요정 윙키의 관리 소홀과 볼드모트의 개입으로 인해 아들이 통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들인 바티미어스 크라우치 2세는 알라스토르 무디 교수로 변신하여 호그와트에 잠입했고, 크라우치는 결국 아들의 손에 살해당한다. 그의 시신은 뼈로 변해 해그리드의 오두막 근처에 묻혔으며, 이는 마법부에 헌신했던 고위 관료의 비극적이고도 허무한 최후를 보여준다.
바티미어스 크라우치는 권력욕과 명예를 중시하는 인물이 어떻게 개인적인 비극과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는지를 상징하는 캐릭터이다. 그는 악의 세력을 처단한다는 명분 아래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인권을 탄압했으나, 정작 자신의 가족 문제는 법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은폐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러한 그의 행적은 작품 내에서 절대적인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