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라이(御手洗)는 일본 히로시마현 구레시 유타카마치(豊町)의 오사키시모지마(大崎下島) 동단에 위치한 항구 마을이자 지구의 명칭이다. 지명의 유래에 관해서는 901년 다자이후로 좌천되던 스가와라 노 미치자네(菅原道真)가 이곳에 배를 대고 손을 씻으며 안녕을 빌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한자 표기인 '어수세(御手洗)'는 본래 신사나 사찰에서 참배 전 손과 입을 헹구어 몸을 깨끗이 하는 행위 또는 그 장소를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에도 시대 미타라이는 세토 내해를 지나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 기능하며 크게 번성했다. 당시의 범선들은 조류와 바람의 흐름을 기다려야 항해가 가능했으므로, 미타라이는 이러한 '시오마치(潮待ち, 조류를 기다림)'와 '카제마치(風待ち, 바람을 기다림)'를 위한 기항지로 적합한 지형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큐슈의 여러 번(藩)들이 에도로 향하는 참근교대 길에 이곳을 들르면서 상업과 숙박업이 발달하였고, 서쪽 항로를 이용하는 북전선(北前船)의 기착지로도 애용되었다.
미타라이 지구는 17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형성된 다양한 건축물들이 밀집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1994년 일본 정부는 이 지역의 보존 상태와 역사성을 인정하여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하였다. 지구 내에는 과거의 대규모 여관인 '와카에야(若胡屋)', 에도 시대의 극장인 '오토메좌(乙女座)', 그리고 당시 세관 역할을 하던 시설 등이 남아 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석조 방파제와 옛 등대 등은 항구 도시로서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대에 이르러 증기선의 보급과 육상 교통의 발달로 항구로서의 실질적인 기능은 축소되었으나, 이는 오히려 마을이 현대식으로 개발되는 것을 막아 에도 시대의 풍경을 보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늘날 미타라이는 세토 내해의 아름다운 경관과 옛 거리가 어우러진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의 배경 모델이 된 장소로도 알려져 있으며,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자주 활용되며 문화적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미타라이는 일본의 성씨 중 하나로도 존재한다. 이 성씨를 사용하는 가문은 과거 신사의 신관(神官) 직무를 맡았던 집안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다. 경제계에서는 캐논(Canon)의 회장을 역임한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冨士夫)가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며, 문학 분야에서는 추리 소설가 시마다 소지가 창조한 천재 탐정 캐릭터 '미타라이 키요시'를 통해 대중에게 친숙하게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