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가 저술한 '모랄리아(Moralia)'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지적 유산을 집대성한 방대한 에세이 및 강연 모음집이다. 이 저작은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대비열전'과 쌍벽을 이루며 플루타르코스의 학문적 깊이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유산이다. 제목은 '도덕론' 또는 '윤리론'을 의미하지만, 실제 내용은 도덕적 주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종교, 정치, 철학, 문학, 과학, 위생 등 인간 삶의 거의 모든 영역과 지식 체계를 포괄하고 있다.
현재 전해지는 '모랄리아'는 약 78편의 독립된 저술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글은 대화록, 서간, 연설문, 수필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하며, 당시 헬레니즘 문화와 로마 제국 초기 사회의 지적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수록된 주요 저작으로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하여', 마음의 평안을 다룬 '평정심에 대하여', 이집트 신화를 철학적으로 해석한 '이시스와 오시리스에 관하여' 등이 있다. 특히 식탁에서의 대화를 기록한 형식의 '식탁 담화'는 당시의 사교 문화와 지적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철학적으로 플루타르코스는 중기 플라톤주의의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소요학파와 스토아학파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였다. 그는 형이상학적인 추상론에 머물기보다는 실천적인 윤리와 인간의 성품 함양에 깊은 관심을 두었다. 이러한 태도는 '모랄리아' 전체를 관통하는 온건하고 인도주의적인 시각을 형성하였으며, 독자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덕을 실천하고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삶을 살 것을 권고하였다.
서구 지성사에서 '모랄리아'가 끼친 영향력은 매우 지대하다. 르네상스 시대 인문주의자들은 이 저작을 고전 교육의 필수 교재로 삼았으며, 특히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자신의 저서 '수상록(Essais)'을 집필할 때 '모랄리아'의 형식과 내용에서 결정적인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에라스무스, 셰익스피어, 베이컨, 루소 등 수많은 문학가와 철학자들이 플루타르코스의 통찰력을 인용하거나 그의 문체를 모범으로 삼았다.
'모랄리아'는 소실된 고대 문헌들의 단편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사료적 가치가 극히 높다. 플루타르코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선 시대의 시인, 비극 작가, 철학자들의 글을 수없이 인용하였는데, 원전이 사라진 많은 고대 지식들이 '모랄리아'를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저작은 고대 그리스의 지혜와 로마의 실용주의가 결합된 지식의 보고로서, 서구 문명의 도덕적·지적 근간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문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