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맨 PC판은 1990년 하이테크 익스프레션즈(Hi-Tech Expressions)가 발행하고 로즈너 랩스(Rozner Labs)가 개발한 MS-DOS용 액션 게임이다. 캡콤의 공식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되었으나, 패밀리 컴퓨터(NES)로 출시된 원작 시리즈와는 개발 주체와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이 게임은 당시 북미 PC 시장의 환경에 맞춰 새롭게 제작된 독자적인 작품으로, 원작의 요소를 일부 차용했으나 기술적 한계와 조악한 완성도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는 이질적인 괴작으로 평가받는다.
기술적 사양 면에서 이 게임은 당시 보급되었던 CGA 및 EGA 그래픽 카드를 지원한다. 원작의 화려한 색감과는 대조적으로 매우 제한된 색상만을 사용하며, 프레임 드랍이 심하고 화면 스크롤이 매끄럽지 못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이다. 특히 사운드 측면에서의 결함이 치명적인데, 게임 내내 배경 음악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PC 스피커를 통한 단조로운 효과음만이 출력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원작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성을 크게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게임의 구성은 원작보다 대폭 축소되었다. 선택 가능한 보스는 소닉 맨(Sonic Man), 볼트 맨(Volt Man), 다이나 맨(Dyna Man) 등 단 3명뿐이며, 이들은 모두 패밀리 컴퓨터 판에는 등장하지 않는 PC판 전용 오리지널 캐릭터들이다.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후 닥터 와일리의 기지로 진입하는 구조는 유지하고 있으나, 스테이지의 설계가 매우 불합리하고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여 악명이 높다. 보스를 처치하고 특수 무기를 획득하는 시스템은 계승되었지만, 조작감이 조악하여 전략적인 활용이 어렵다.
조작 체계 역시 악평의 주된 원인이다. 키보드를 이용한 조작은 반응 속도가 느리고 입력이 누락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점프 높이 조절이 어렵고 피격 판정이 모호하여 정교한 플랫폼 액션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 또한, 당시 PC의 CPU 속도에 따라 게임 속도가 제각각으로 변하는 문제도 존재했다. 게임을 저장하거나 이어하기 위한 패스워드 시스템이 원작만큼 체계적이지 않아,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비록 비판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이 게임은 서구권 PC 시장에 메가맨 IP를 이식하려 했던 초기 시도라는 점에서 기록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후 1992년에는 후속작인 ‘메가맨 3’가 PC판으로 출시되었는데, 제목과는 달리 원작 2편을 건너뛰고 바로 3편의 이름을 사용했다. 후속작은 보스의 수가 6명으로 늘어나는 등 그래픽과 볼륨 면에서 소폭의 개선이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원작의 완성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오늘날 이 DOS용 시리즈는 캡콤의 공식 연대기(Canon)에 포함되지 않는 별개의 작품으로 취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