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치는 1970년대 대한민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및 만화의 주인공이다. 본래 1974년 MBC 라디오 드라마 '태권동자 마루치'로 처음 등장하였으며, 큰 호응에 힘입어 김원빈 작가의 만화로 연재되었다. 1977년에는 임정규 감독에 의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로 제작되어 당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름의 '마루'는 산마루를 뜻하고 '치'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로, 이름 자체가 산에서 자란 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루치는 파트너인 아라치와 함께 깊은 산속에서 할아버지로부터 태권도를 전수받으며 성장한 소년이다. 이들은 우연히 산을 방문한 과학자 일행에게 발견되어 현대 사회로 내려오게 되며, 이후 지구를 정복하려는 악의 세력인 '파란 해골 13호'와 그 일당에 맞서 싸우는 영웅으로 활약한다. 마루치는 뛰어난 태권도 실력과 강인한 정의감을 바탕으로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작품은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주된 소재로 삼아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태권도 장려 정책과 맞물려 어린이들 사이에서 태권도 학습 붐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달려라 마루치 날아라 아라치"로 시작되는 주제가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주제가 중 하나로 꼽힌다.
마루치 시리즈는 한국 고전 영웅의 계보를 현대적 소년 영웅상으로 계승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비록 제작 당시의 기술적 한계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한 제약은 있었으나, 독자적인 한국형 히어로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198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형태의 후속작과 관련 콘텐츠가 생산되었으며, 오늘날에는 1970~80년대 유년기를 보낸 세대에게 당시의 시대상을 대변하는 문화적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