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얄(Rial)은 중동 지역의 여러 국가에서 사용하는 통화 단위이다. 이 명칭은 '왕의' 또는 '왕실의'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인 '레알(Real)'에서 유래하였다. 과거 유럽의 통화 체계가 해상 무역을 통해 중동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현지화된 형태이다. 현재 이란, 오만, 예멘 등에서 공식 통화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가마다 그 가치와 경제적 위상은 상이하다.
이란의 리얄(IRR)은 1932년부터 도입된 이란의 법정 통화이다. 그러나 이란 내에서는 공식 단위인 리얄 외에도 10리얄을 1단위로 하는 '토만(Toman)'이 실생활에서 널리 쓰인다. 오랜 경제 제재와 고율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리얄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으며, 이로 인해 이란 정부는 화폐 단위에서 0을 네 개 빼고 단위를 토만으로 공식 변경하는 화폐 개혁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서 사용하는 '리얄'은 영문 표기상 'Riyal'로 쓰이지만 어원은 동일하다. 사우디 리얄(SAR)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 통화이며, 1986년 이후 미국 달러에 가치를 고정시킨 페그제(Pegged Exchange Rate System)를 유지하고 있다. 카타르 리얄(QAR) 또한 미국 달러와의 고정 환율을 유지하며, 카타르 중앙은행에 의해 발행 및 관리된다. 이들 국가의 리얄은 석유 및 가스 수출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화폐 가치를 지닌다.
오만 리얄(OMR)은 세계에서 가치가 가장 높은 통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오만은 산유국으로서의 경제적 토대를 바탕으로 강력한 화폐 가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1리얄 미만의 보조 단위로 '바이사(Baisa)'를 사용한다. 반면 예멘 리얄(YER)은 장기간 이어진 내전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극심한 가치 하락을 겪고 있다. 예멘의 경우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과 반군이 점령한 지역에 따라 유통되는 지폐의 종류와 환율이 달라지는 등 화폐 체계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리얄은 단순한 화폐 단위를 넘어 대항해 시대 이후 서구의 경제 영향력이 이슬람권에 투영된 결과물로 간주된다. 각 국가의 리얄은 해당 국가의 경제 구조와 자원 보유량, 그리고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극명하게 대비되는 위상을 보여준다. 자원 부국인 걸프 협력 회의(GCC) 국가들의 리얄은 안정적인 자산으로 취급되지만, 정세가 불안정한 국가의 리얄은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