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큐 신토는 오키나와 제도를 포함한 류큐 열도에서 고대부터 전승되어 온 고유의 애니미즘적 신앙 체계다. 일본 본토의 신토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만, 발생 기원과 구체적인 의례 방식에서 뚜렷한 독자성을 지닌다. 이 신앙은 자연 숭배와 조상 숭배가 결합된 형태를 띠며, 만물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류큐 신토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여성이 영적인 힘을 가진다는 '오나리가미(おなり神)' 사상이다. 이는 누이가 남동생을 영적으로 보호한다는 믿음으로, 이로 인해 류큐 사회에서는 제사권을 여성이 주도하는 전통이 확립되었다. 국가 차원에서는 국왕의 누이나 친족 여성이 최고 제관인 '기코에오기미(聞得大君)'가 되어 국정과 제례를 뒷받침했다. 마을 단위에서도 '노로(祝女)'라 불리는 여성 사제들이 임명되어 지역 사회의 제천 의례를 관장했다.
공적인 사제인 노로와 대비되는 존재로 '유타(ユタ)'가 있다. 유타는 신내림이나 영적 체험을 통해 능력을 얻은 민간 무속인으로, 개인의 질병 치료, 점복, 조상 숭배 의례 등을 담당했다. 류큐 왕국은 때때로 유타의 활동을 미신으로 간주하여 탄압하기도 했으나, 이들은 민중의 실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정신적 상담자 역할을 수행하며 현재까지도 오키나와 문화의 중요한 일부로 남아 있다.
류큐 신토의 공간적 특징은 '우타키(御嶽)'라고 불리는 성소에서 잘 나타난다. 본토 신토가 인위적인 신사 건물을 짓는 것과 달리, 류큐 신토는 울창한 숲, 기암괴석, 동굴 등 자연 지형 그 자체를 신이 강림하는 성지로 간주한다. 특히 '니라이카나이'라고 불리는 이상향에 대한 믿음이 강한데, 이는 바다 저 멀리 혹은 바다 밑에 존재하는 신들의 거처이자 풍요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매년 특정 시기마다 신들이 니라이카나이에서 우타키를 통해 지상으로 찾아온다고 믿으며 이를 맞이하는 의례를 거행한다.
17세기 사쓰마 번의 침공과 19세기 류큐 처분을 거치며 류큐 신토는 일본 본토 신토의 영향을 강하게 받거나 국가 신토 체제 아래에서 탄압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우타키가 일본식 신사로 개조되거나 고유의 제례 의식이 변형되는 부침을 겪었다. 그러나 현대 오키나와에서도 조상을 모시는 '부쓰단' 문화와 함께 우타키에 대한 경외심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류큐 신토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문화적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