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셰(Ruche)는 의복이나 실내 장식품에 사용하는 장식적인 기법의 하나로, 천이나 레이스, 리본 등을 주름잡거나 한데 모아 박음질하여 입체적인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이 용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하였으며, 본래 '벌집'이나 '나무껍질'과 같은 질감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파생되었다. 주로 여성복의 네크라인, 소매 끝, 밑단 등에 부착되어 화려함과 우아함을 더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된다.
역사적으로 루셰는 18세기와 19세기 유럽 복식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로코코 시대와 빅토리아 시대에 크게 유행하였는데, 당시 귀족들의 드레스 장식으로 필수적인 요소였다. 기계로 정교하게 주름을 잡는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옷의 가치와 착용자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서도 오트 쿠튀르 의상이나 웨딩드레스 등에서 여전히 고전적인 미를 강조하기 위해 자주 차용된다.
제작 방법은 장식하고자 하는 원단의 중앙이나 양쪽 가장자리를 따라 셔링(Shirring)을 잡거나 촘촘하게 주름을 박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원단의 너비와 주름의 간격, 박음질하는 위치에 따라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얇은 실크나 시폰 소재를 사용하면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을 주며, 반대로 힘이 있는 타프타나 벨벳 소재를 사용하면 더욱 강렬하고 구조적인 입체감을 형성할 수 있다.
오늘날 루셰는 단순히 의류 장식에 국한되지 않고 가방, 신발, 쿠션 등 다양한 패션 잡화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그 활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주류를 이룰 때에도 루셰는 포인트 디테일로서 의상의 단조로움을 깨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소재의 질감을 극대화하고 시각적인 볼륨감을 부여하여 신체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특정 부위를 강조하는 시각적 장치로도 기능한다.
루셰는 흔히 프릴(Frill)이나 러플(Ruffle)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차이가 존재한다. 프릴이나 러플은 한쪽 가장자리만을 고정하여 나머지 부분이 자유롭게 늘어지는 형태인 반면, 루셰는 대개 스트립 형태의 천 중간을 박음질하여 양옆으로 주름이 퍼지게 하거나 전체적으로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덕분에 루셰는 다른 장식 요소들보다 훨씬 밀도가 높고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