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번(Leoben)은 오스트리아 중남부 슈타이어마르크주에 위치한 도시다. 슈타이어마르크주에서 주도인 그라츠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무어강 연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철강 산업과 광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며, 오늘날에도 오스트리아의 중요한 산업적 요충지이자 교육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뢰번은 1797년 4월 18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끄는 프랑스 공화국과 합스부르크 군주국 사이에 체결된 '뢰번 조약'의 장소로 유명하다. 이 조약은 캄포포르미오 조약의 전 단계인 가조약으로, 당시 나폴레옹 전쟁의 전개 과정에서 합스부르크 가문이 이탈리아와 저지대 국가들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뢰번은 유럽 근대사에서 정치적 전환점이 된 장소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뢰번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교육 및 연구 도시이기도 하다. 1840년에 설립된 뢰번 광업대학교(Montanuniversität Leoben)는 광업, 야금학, 재료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명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학은 학문적 성과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기술 발전을 선도해왔으며, 전 세계에서 모여든 공학 전공 학생들로 인해 도시에 학술적인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뢰번은 유럽 철강 산업의 핵심 기지 중 하나다. 세계적인 철강 기업인 뵈스트알피네(Voestalpine)의 대규모 제철소가 도나비츠 지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품질의 철도 레일과 와이어 등을 생산하여 전 세계로 수출한다. 또한 첨단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AT&S의 본사가 이곳에 자리 잡고 있어, 전통적인 중공업과 현대적인 하이테크 산업이 공존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도시의 문화적 경관은 중세부터 이어져 온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중심 광장인 하우프트플라츠(Hauptplatz)에는 17세기에 지어진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하클하우스(Hacklhaus)를 비롯한 역사적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다. 또한 뢰번은 오스트리아의 유명 맥주 브랜드인 괴서(Gösser)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도시 내에 위치한 괴스 수도원과 맥주 양조장은 뢰번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자 관광 명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