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라 사린

로타라 사린은 인류 제국 말기와 호루스 헤러시 시기에 활동한 월드 이터 군단의 기함 '컨쿼러(Conqueror)'의 함장이다. 평범한 인간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마크 앙그론이 이끄는 호전적인 스페이스 마린 군단 내에서 절대적인 권위와 존경을 얻은 인물로 묘사된다. 그녀는 월드 이터의 기함장으로서 군단의 수많은 행성 정복 전쟁을 지휘했으며, 특히 군단의 광기 어린 돌진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력을 유지하며 함대의 화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했다.

그녀의 성격은 매우 강인하고 대담하여, 자신의 명령을 어기거나 함선의 규율을 무시하는 스페이스 마린에게도 주저 없이 대응했다. 대표적인 일화로, 전투 중 자신의 허가 없이 함교를 이탈한 월드 이터의 중대장 델바루스에게 권총을 발사해 징계한 사건이 유명하다. 이러한 대담함은 앙그론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앙그론은 그녀의 흰 제복 가슴팍에 자신의 피 묻은 손바닥 자국을 남김으로써 그녀를 군단의 일원으로 공식 인정하고 경의를 표했다. 이는 '피의 손(Bloody Hand)'이라 불리며 그녀를 상징하는 표식이 되었다.

호루스 헤러시 당시 로타라 사린은 반역자 편에 서서 울트라마린의 영토를 침공하는 쉐도우 크루세이드 등 여러 주요 전투에서 활약했다. 그녀는 단순히 함선을 조종하는 것을 넘어, 함선의 무장과 전술적 위치 선정을 통해 적의 대형 함선들을 무력화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군단원들이 도살자의 대못으로 인해 이성을 잃고 광기에 빠져들 때에도, 그녀는 컨쿼러 호의 질서를 유지하며 군단이 전술적 궤멸을 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월드 이터 군단이 코른의 숭배자로 타락하고 컨쿼러 호 자체가 워프의 영향으로 기괴하게 변해감에 따라, 로타라 사린 역시 비극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다. 그녀는 함선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점차 배와 동화시키기 시작했다. 헤러시 후반기에 이르러 그녀는 함선의 중추 시스템과 완전히 결합되었으며, 물리적인 형체를 잃고 함선의 의지 그 자체가 되어 영원히 배에 속박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로타라 사린은 워해머 40,000 세계관에서 가장 독보적인 인간 캐릭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초인적인 힘을 가진 아스타르테스들 사이에서 순수한 의지력과 지휘 능력만으로 정점에 선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서사는 비록 카오스의 타락으로 끝맺음되나, 월드 이터라는 가장 통제 불가능한 군단을 유일하게 통제했던 인간 함장으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