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쇼(Robert Archibald Shaw, 1927년 8월 9일 ~ 1978년 8월 28일)는 영국의 배우이자 소설가, 극작가이다. 그는 스크린에서의 강렬한 존재감과 묵직한 연기력으로 당대 최고의 성격파 배우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잉글랜드 랭커셔에서 태어나 스코틀랜드와 콘월에서 성장한 그는 연기뿐만 아니라 문학 분야에서도 상당한 업적을 남긴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
쇼는 왕립연극학교(RADA)에서 연기를 수학한 후, 194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연기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고전 극의 무대에서 실력을 쌓았다. 1950년대 초반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초기에는 주로 조연으로 출연했으나,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거친 분위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의 영화 경력에서 분기점이 된 작품은 1963년작 ‘007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이었다. 그는 이 영화에서 무자비한 킬러 도널드 그랜트 역을 맡아 제임스 본드 역의 숀 코너리와 팽팽한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이후 1966년 영화 ‘사계절의 사나이(A Man for All Seasons)’에서 헨리 8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범죄 조직의 보스 도일 로네건을 연기한 ‘스팅(1973)’과 거대한 상어와 사투를 벌이는 선장 퀸트 역을 맡은 ‘죠스(1975)’는 그를 세계적인 스타로 각인시켰다.
로버트 쇼는 연기자로서의 명성 못지않게 작가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다섯 권의 소설과 여러 편의 희곡을 발표했다. 특히 1960년에 발표한 소설 ‘은신처(The Hiding Place)’와 나치 전범 재판을 다룬 ‘유리 상자 속의 사나이(The Man in the Glass Booth)’는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후자는 쇼가 직접 희곡으로 각색하여 연극 무대에 올랐으며, 나중에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학적 성취로 그는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호손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78년, 그는 영화 ‘아발란체 익스프레스’ 촬영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아일랜드에서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향년 51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으나, 그가 남긴 영화적 자산과 문학적 성취는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의 관객과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는 단순한 배우를 넘어 지적인 깊이와 야성적인 에너지를 동시에 지닌 예술가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