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홈은 밸브 코퍼레이션의 1인칭 슈팅 게임 '하프라이프 2'에 등장하는 가상의 도시이다. 블랙 메사 동부와 인접한 과거의 광산 마을로, 게임 내의 여섯 번째 챕터인 '우리는 레이븐홈에 가지 않는다'의 주 배경이 된다. 본래 콤바인의 탄압을 피해 도망친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저항군의 거점이었으나, 작중 시점에서는 이미 완전히 파괴되어 버려진 폐허로 묘사된다.
도시가 멸망한 결정적인 원인은 콤바인의 헤드크랩 캐니스터 폭격이다. 저항군의 은신처임을 알아챈 콤바인이 무수히 많은 헤드크랩을 미사일에 담아 투하하였고, 이로 인해 마을 주민 대부분이 헤드크랩에게 숙주로 점령당해 좀비로 변했다. 이 사건 이후 레이븐홈은 산 자가 머물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었으며, 저항군 사이에서도 금기시되는 장소로 전락했다.
레이븐홈의 유일한 인간 생존자는 그리고리 신부다. 그는 광기 섞인 신앙심을 바탕으로 도시 곳곳에 날카로운 톱날이나 폭발물 등의 함정을 설치하여 좀비들을 사냥하며 살아간다. 그리고리 신부는 주인공 고든 프리맨에게 도시를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중력건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좀비들을 자신의 '신도'라고 부르며 그들을 사살하는 것을 고통에서 해방해 주는 의식으로 여긴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레이븐홈은 서바이벌 호러의 특색을 강하게 띤다. 어두운 조명과 기괴한 음향 효과, 그리고 일반적인 좀비 외에도 빠르게 움직이는 '패스트 좀비'나 맹독을 가진 '포이즌 좀비' 등 변종 개체들이 등장하여 긴장감을 조성한다. 특히 탄약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변의 물리적 오브젝트를 중력건으로 투척하여 적을 처단하게끔 유도하는 레벨 디자인은 하프라이프 2의 물리 엔진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레이븐홈은 하프라이프 시리즈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히며, 액션 위주의 전개에서 공포물로의 급격한 장르 전환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밸브는 과거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별도의 외전 에피소드인 '리턴 투 레이븐홈'을 아케인 스튜디오와 협력하여 개발하려 했으나, 최종적으로 프로젝트가 취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븐홈은 게임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호러 스테이지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