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은 2020년 12월 16일부터 2021년 2월 4일까지 JTBC에서 방영된 16부작 수목 드라마이다. 이재훈 PD가 연출하고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 출신인 박시현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임시완, 신세경, 최수영, 강태오가 주연으로 출연하였으며,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저마다 다른 언어로,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서로를 향해가는 인물들의 로맨스를 그린다.
주요 등장인물인 기선겸은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로, 정해진 궤도만을 따라 살다 영화 번역가 오미주를 만나며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오미주는 뒤를 돌아보며 외국어 대사를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업으로 삼는 인물로, 서로 다른 직업적 특성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소통의 방식을 배워가는 과정이 극의 핵심이다. 또 다른 주축인 서단아는 서명그룹 상속자이자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이며, 미대생 이영화와 얽히며 솔직하고 거침없는 관계를 형성한다.
이 작품은 이른바 '말맛'이라 불리는 독특한 대사 처리 방식과 서정적인 분위기로 큰 화제를 모았다. 전형적인 드라마의 클리셰를 비틀거나 변주하며, 인물들이 갈등을 겪을 때 감정적으로 폭발하기보다 차분하게 대화로 풀어가는 건강한 관계성을 보여준다. 악역이나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인물 간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위트 있는 대사만으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드라마는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서로의 언어를 배우려 노력하는 태도가 사랑임을 강조한다. 특히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해 주겠느냐"는 식의 메시지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만큼이나 자기 자신을 지키고 아끼는 '자기애'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는 오미주와 기선겸이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면서도 각자의 주체성을 잃지 않는 모습에서 잘 나타난다.
방영 당시 시청률 면에서는 폭발적인 수치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탄탄한 서사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였다. 특히 성소수자 문제, 가부장적 가정 환경, 운동선수의 폭력 문제 등 사회적 현안을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내며 인본주의적 가치를 잘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종영 이후에도 웰메이드 로맨스 드라마로 평가받으며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