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체의 마스터(Master of the Duce)는 14세기 중반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활동한 익명의 화가이다. 그는 당대 피렌체 화단의 거장이었던 베르나르도 다디(Bernardo Daddi)의 화풍을 계승한 가장 중요한 추종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이 화가의 실명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으나, 그가 남긴 작품들의 양식적 특징을 통해 독립된 예술가로서의 존재감이 입증되었다.
이 화가에게 붙여진 가칭인 '두체의 마스터'는 갈라라티 스코티 공작(Duca Gallarati Scotti)이 과거에 소장했던 '성모자상' 패널화에서 유래했다. 이탈리아어에서 공작을 의미하는 '두카(Duca)' 혹은 '두체(Duce)'라는 명칭이 미술사학적 연구 과정에서 해당 작가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미술사학자 리차드 오프너(Richard Offner)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베르나르도 다디의 작품군 중에서 세부적인 표현 기법이 상이한 이 화가의 작품들을 분류하여 별도의 작가로 확립하였다.
그의 화풍은 베르나르도 다디의 서정적이고 장식적인 양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인물의 안면 묘사와 신체 표현에서 독자적인 섬세함을 보여준다. 특히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표정에서 나타나는 부드러운 감정 전달과 의복의 화려한 문양 처리는 그가 다디의 공방 내에서 높은 수준의 기량을 갖춘 화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조토 디 본도네의 기념비적인 경향보다는 소형 제단화나 개인 기도용 회화에서 나타나는 친밀하고 정교한 표현에 주력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밀라노의 여러 수집가들이 소장했던 성모자상을 비롯하여 유럽과 북미의 주요 미술관에 산재한 제단화의 파편들이 있다. 그의 작품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특징은 금색 배경 위에 정교하게 새겨진 펀치 문양과 풍부한 색채의 조화이다. 이는 14세기 피렌체 종교 회화가 추구했던 천상 세계의 신비로움과 시각적 화려함을 극대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술사적으로 두체의 마스터는 14세기 전반 피렌체 회화가 고딕 양식의 정점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존재는 당시 피렌체의 대규모 화가 공방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그리고 거장의 양식이 제자와 추종자들에 의해 어떻게 변주되고 확산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학술적 근거를 제공한다. 비록 익명의 대가로 남았으나, 그의 유산은 초기 르네상스 이전 이탈리아 회화의 풍요로움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