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게

도둑게는 십각목 사각게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학명은 *Chiromantes haematocheir*이다. 과거에는 부엌에 몰래 들어와 밥이나 반찬을 훔쳐 먹는다는 속설 때문에 '도둑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한 등딱지의 굴곡이 마치 웃는 사람의 얼굴처럼 보인다고 하여 '스마일 게'라고 불리기도 하며, 집게발이 붉은색을 띠어 '비단게'라고 칭하기도 한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의 해안가와 인접한 육지에 주로 분포한다.

형태적 특징을 살펴보면 갑각의 너비는 성체 기준 약 30~40mm 정도이며, 전체적으로 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다. 몸의 색깔은 서식 환경이나 개체에 따라 회색, 갈색, 짙은 붉은색 등으로 다양하지만, 집게발은 선명하고 붉은색을 띠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수컷의 집게발이 암컷보다 훨씬 크고 굵게 발달해 있으며, 걷는 다리에는 검은 점무늬와 털이 나 있다.

도둑게는 반육상성 게로서 성체가 되면 일생의 대부분을 육지에서 보낸다. 해안가의 바위틈, 숲, 논두렁, 심지어 바다에서 다소 떨어진 산기슭이나 민가 주변의 습한 곳에 구멍을 파고 서식한다. 육상 생활에 고도로 적응하여 아가미가 마르지 않도록 약간의 수분만 공급되면 물 밖에서도 장시간 호흡하고 활동할 수 있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죽은 물고기, 작은 곤충, 동물의 배설물, 음식물 찌꺼기, 과일, 식물의 잎 등 가리지 않고 섭취하여 해안 생태계의 청소부 역할을 수행한다.

번식기는 주로 7월에서 9월 사이의 여름철이다. 교미를 마친 암컷은 알을 배에 품고 육지에서 생활하다가, 알이 부화할 시기가 임박하면 바다로 이동한다. 주로 대조기(사리)의 만조 시각에 맞춰 해안가 바위나 절벽으로 내려와 물속에 유생을 털어 넣는 습성이 있다. 방출된 유생(조에아)은 바다에서 플랑크톤 생활을 하며 성장하고, 메갈로파 단계를 거쳐 어린 게가 되면 다시 육지로 올라와 생활사를 이어간다.

도둑게는 생명력이 강하고 잡식성이며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관상용 반려동물로도 널리 사육된다. 그러나 최근 해안 도로 건설 및 각종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거나 단절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산란을 위해 바다로 이동하는 암컷들이 도로를 건너다 로드킬을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여 개체 수 보호를 위한 생태 통로 마련 등의 대책이 요구되는 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