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버밀리언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로, 테란 자치령의 관영 언론사인 UNN(Universe News Network)의 수석 앵커다. 그는 자치령의 황제 아크튜러스 맹스크의 입장을 대변하는 선전 도구로서,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가공하여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깔끔한 외모와 신뢰감 있는 목소리를 지녔지만, 보도 내용은 철저하게 편파적이며 자치령의 체제 유지에 최적화되어 있다.
뉴스 진행 과정에서 버밀리언은 레이너 특공대를 반인륜적인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묘사하며 비난을 쏟아내는 반면, 자치령 군대와 맹스크 황제의 행보는 인류를 위한 구국적 결단으로 미화했다. 특히 현장 리포터인 케이트 록웰이 정부에 불리하거나 진실에 가까운 증거를 보고할 때마다 이를 억지로 무시하거나 왜곡된 해석을 덧붙여 방송의 흐름을 통제했다. 록웰이 보고하는 긴박한 현장 상황을 가벼운 농담이나 자치령 홍보 문구로 덮어버리는 행위는 그의 대표적인 보도 방식이다.
그가 이토록 맹목적으로 자치령을 옹호하는 배경에는 개인적인 사연이 존재한다. 그의 형제인 버나드 버밀리언은 과거 저그의 침공 당시 자치령의 대피 작전 과정에서 실종되었는데, 도니 버밀리언은 이 비극을 자치령의 무능이 아닌 반군과 외계 생명체의 위협 탓으로 돌리며 더욱 국가권력에 의존하는 성향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심리적 기제는 그가 진실을 외면하고 권력의 하수인으로 남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후반부에서 레이너 특공대가 코랄의 방송망을 점거하고 맹스크의 범죄 사실이 담긴 타소니스 기록을 전 우주에 폭로하자, 버밀리언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빠진다. 자신이 숭배하던 체제의 추악한 민낯을 대면한 그는 방송 도중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며 무너졌고,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며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후 UNN의 수석 앵커 자리는 그가 그토록 견제하던 케이트 록웰이 이어받게 된다.
공식적인 앵커직에서 물러난 이후, 그는 스타크래프트 2 협동전 임무인 '버밀리언의 특종'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서는 용암이 분출되는 위험한 행성인 버디아 프라임에서 직접 현장 보도를 진행하는 리포터로 활동한다. 과거의 세련된 앵커 모습은 사라지고, 자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며 취재에 집착하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광기 어린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는 권력의 비호 아래 군림하던 언론인이 권력을 잃었을 때 도달하게 된 몰락의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