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산호'는 일본의 시나리오 라이터 나스 키노코가 집필한 단편 소설이자 이를 바탕으로 전개된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다. 2010년 성우 사카모토 마야의 낭독극 프로젝트인 '사카모토 마야의 Mitsubachi'의 일환으로 처음 공개되었다. 타입문(TYPE-MOON) 세계관의 먼 미래를 다루는 작품 중 하나로, 인류가 생존 의지를 잃어가는 쇠퇴기 속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이고 서정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서기 3000년경의 지구다. 인류는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생명으로서의 근원적인 활력을 잃고 서서히 멸망을 향해 나아가는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 이 시기의 인간들은 더 이상 번식이나 발전에 관심을 두지 않으며, 문명은 화려하지만 공허한 상태다. 이러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나스 키노코의 다른 작품인 '강철의 대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보다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띠는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일본의 전래동화인 '카구야 공주(타케토리 이야기)'를 SF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달에서 온 생명체의 후손으로 여겨지는 주인공 '소녀'와 그녀에게 구혼하는 남자들의 에피소드가 중심을 이룬다. 원전 동화에서 구혼자들에게 불가능한 보물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던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과학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구혼 난제들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달의 산호'라는 제목은 달의 파편이 지구의 바다로 떨어져 산호처럼 자라났다는 설정을 상징한다. 이는 소통이 단절된 시대에 타인에게 마음을 전달하려는 시도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 그리고 고독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마음의 전파'이며,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진심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이 작품은 시각적 연출과 미디어 전개 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타케우치 타카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으며, 만화판은 사사키 쇼넨이 작화를 담당하여 원작의 섬세한 분위기를 살려냈다. 특히 유포테이블(ufotable)이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영상과 사카모토 마야의 낭독은 텍스트가 가진 서정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입문의 주류 시리즈인 'Fate'나 '월희'와는 궤를 달리하는 독자적인 예술성을 지닌 작품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