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비스 전투

니시비스 전투는 서기 217년 로마 제국과 파르티아 제국 사이에서 벌어진 대규모 군사 충돌이다. 이 전투는 로마 황제 카라칼라가 파르티아 원정 도중 자신의 근위대장에 의해 암살당한 직후, 그의 뒤를 이은 마크리누스 황제와 파르티아의 왕 아르타바누스 4세 사이에서 발생했다. 카라칼라의 배신적인 공격에 분노한 아르타바누스 4세는 대군을 이끌고 로마 영토를 침공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마크리누스가 니시비스(오늘날 터키의 누사이빈) 인근에서 파르티아군과 격돌하게 되었다.

전투는 3일 동안 처절한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파르티아군은 강력한 중장기병인 카타프락토이와 궁기병을 앞세워 로마군을 압박했고, 특히 낙타 기병을 활용하여 로마 보병진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에 맞서 로마군은 전통적인 보병 방진을 유지하며 파르티아의 돌격을 방어하려 노력했다. 양측은 첫째 날과 둘째 날 내내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한 채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었으며, 셋째 날에도 전투는 종결되지 않고 지리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전투가 장기화되자 로마 황제 마크리누스는 내부 정세의 불안과 군대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여 아르타바누스 4세에게 평화 협상을 제안했다. 아르타바누스 4세 역시 장기간의 전투로 파르티아군의 피해가 막대했기에 협상에 응했다. 그 결과 로마는 파르티아에 약 2억 세스테르티우스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전쟁 배상금을 지불하고, 카라칼라가 약탈했던 지역을 반환하며 굴욕적인 평화 조약을 맺게 되었다. 이로 인해 로마는 군사적 패배에 가까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니시비스 전투는 로마 제국과 파르티아 제국 간의 마지막 대규모 충돌로 기록된다. 이 전투에서 입은 극심한 재정적, 군사적 손실은 마크리누스의 지지 기반을 약화시켰고, 결국 그가 이듬해 엘라가발루스 세력에 의해 축출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파르티아 역시 이 전투를 끝으로 국력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전쟁 직후 파르티아 내부의 반란이 격화되었고, 이는 224년 사산조 페르시아의 아르다시르 1세에 의해 파르티아가 멸망하는 역사적 배경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