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리스(Nameless: The One Thing You Must Recall)는 대한민국의 게임 개발사 체리츠(Cheritz)가 개발하고 2013년에 출시한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전작인 '덴더라이언'에 이어 체리츠가 내놓은 두 번째 작품으로, 스팀(Steam)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되었다. 구체관절인형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채택하여 비주얼 노벨 형식으로 제작되었으며, 한국어 음성과 다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게임의 줄거리는 평범한 여고생인 주인공 '에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 때문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주인공은 구체관절인형을 수집하며 외로움을 달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아끼던 다섯 개의 인형이 갑자기 인간으로 변하면서 평범했던 일상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이야기는 주인공과 다섯 인형의 동거 생활을 다루는 동시에, 제목이 암시하듯 '이름'과 '기억'에 얽힌 비밀을 추적하는 구조를 띤다.
공략 대상이 되는 캐릭터는 총 다섯 명으로, 각기 다른 모델의 구체관절인형을 모티브로 한다. 냉정하고 완벽주의적인 '란스', 소심하지만 주인공을 잘 따르는 '연호', 화려한 외모와 능글맞은 성격을 가진 '유리', 다정하고 어른스러운 '테이', 그리고 정의의 용사를 자처하는 열혈 캐릭터 '레드'가 그들이다. 각 캐릭터는 고유의 루트를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해피 엔딩과 배드 엔딩으로 나뉜다. 특히 특정 캐릭터들의 루트를 완료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진엔딩 루트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반전과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이 게임은 한국의 유명 성우진이 참여한 풀 보이스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배경 음악은 인형이라는 소재가 주는 특유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스템적으로는 일반적인 선택지 기반의 텍스트 진행을 따르지만, 회차를 반복할수록 드러나는 복선과 치밀한 서사 구성이 특징이다. 단순히 연애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외로움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네임리스는 한국 오토메 게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국내외에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다. 출시 이후 드라마 CD와 아트북 등 다양한 굿즈로 제작되며 미디어 믹스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체리츠는 이 작품을 통해 확립한 스토리텔링 역량을 바탕으로 이후 '수상한 메신저'라는 글로벌 흥행작을 탄생시키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인형과 인간 사이의 교감을 다룬 이 독특한 서사는 여전히 여성향 게임 장르에서 개성 있는 수작으로 회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