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1977~2001)는 대한민국의 소방공무원으로, 2001년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현장에서 인명 구조 활동 중 순직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서울서부소방서(현 은평소방서) 소속 소방사로 근무하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일선에서 헌신했다.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희생은 대한민국 소방 역사에서 소방관의 처우 개선과 안전 확보의 필요성을 일깨운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2001년 3월 4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안에 아들이 있다"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화염이 치솟는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김정희 소방사를 포함한 7명의 구조대원은 인명 구조를 위해 사투를 벌였으나, 화재의 열기로 인해 건물이 갑자기 붕괴하면서 순식간에 매몰되는 참변을 당했다.
붕괴 당시 현장은 좁은 골목길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중장비의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동료 소방관들은 동료를 구하기 위해 삽과 곡괭이로 잔해를 파헤치며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펼쳤다. 그러나 김정희 소방사는 다른 5명의 동료와 함께 끝내 숨진 채 발견되었다. 더욱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던 집주인의 아들은 이미 현장을 빠져나가 다른 곳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국민적 슬픔과 공분은 더욱 컸다.
정부는 고인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김정희 소방사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그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되었다. 이 사건은 당시 소방관들의 열악한 장비와 부족한 인력 문제, 그리고 소방로 확보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소방방재청의 신설 논의가 본격화되었고, 소방공무원의 처우와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김정희 소방사를 포함한 '홍제동 6인 영웅'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소방관의 사명감과 헌신을 상징하는 사례로 회자된다. 은평소방서 내에는 이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으며, 매년 추모식이 거행되어 고인의 뜻을 기리고 있다. 그의 희생은 단순히 한 개인의 죽음을 넘어, 대한민국 소방 행정이 현대화되고 소방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