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민족연합(Ethniki Enosis Ellados, EEE)은 1927년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결성된 극우 민족주의 및 파시즘 성향의 정치 단체이다. 이 조직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스의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등장하였으며, 특히 당시 테살로니키에 거주하던 대규모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적대감을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 '그리스인을 위한 그리스'라는 구호 아래 강력한 반유대주의와 반공주의를 표방하며 세력을 확장하였다.
이 단체는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독일의 국가사회주의 체계를 모방하여 조직되었다. 단원들은 군대식 규율을 따랐으며, 갈색 셔츠와 유사한 복장을 착용하여 '그리스의 나치' 또는 '노란 셔츠'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한 '강철 헬멧(Halyvdokranoi)'이라 불리는 준군사 조직을 운영하며 반대 세력에 대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였다. 이들의 이데올로기는 비잔티움 제국의 유산과 현대 그리스 민족주의를 결합한 형태였으며, 인종적 순수성과 정교회 전통을 강조하였다.
그리스민족연합의 가장 대표적인 폭력 사건은 1931년 6월에 발생한 '캠벨(Campbell) 폭동'이다. 이들은 테살로니키의 유대인 거주 구역인 캠벨 지구를 습격하여 방화와 약탈을 저질렀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유대인 수천 명이 거주지를 잃었다. 이 사건은 그리스 내 유대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많은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이나 다른 국가로 이민을 떠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그리스 당국은 이들의 폭력 행위를 묵인하거나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1930년대 중반 이오아니스 메탁사스의 독재 정권이 수립되면서 그리스민족연합의 활동은 위축되었다. 메탁사스 정권은 이들의 민족주의적 성향을 일부 수용했으나, 경쟁적인 정치 세력이 성장하는 것을 경계하여 조직을 통제하거나 강제로 통합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추축국이 그리스를 점령하자, 그리스민족연합의 일부 잔존 세력과 전직 단원들은 나치 독일에 협력하는 부역 행위에 가담하였다. 이들은 점령군을 도와 유대인 검거 및 반독 항쟁 세력 진압에 관여하기도 했다.
전쟁 종료 후 그리스민족연합은 나치 협력 세력으로 간주되어 공식적으로 해체되었으며, 지도부 대부분은 부역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거나 사회적으로 매장되었다. 비록 조직은 사라졌으나, 이들이 남긴 극단적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의 잔재는 현대 그리스 극우 정치 운동의 역사적 뿌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리스민족연합은 다문화적 성격이 강했던 테살로니키의 사회적 구성을 파괴하고, 증오 선동이 조직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