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도 피터 & 제니'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걸쳐 대한민국 만화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순정 만화가 김영숙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낮에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아가지만, 밤에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값비싼 보물이나 유물을 훔치는 괴도 콤비 피터와 제니의 활약상을 다룬다. 당시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한국 순정 만화의 전성기를 이끈 주요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주인공인 피터와 제니는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범죄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악인들의 물건을 훔쳐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주거나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의적의 성격을 띤다. 피터는 냉철한 판단력과 화려한 변장술을 구사하며, 제니는 기동력과 대담한 행동력을 바탕으로 사건 해결에 기여한다. 두 주인공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애정 전선과 신뢰 관계는 작품의 핵심적인 매력 요소로 작용한다.
작품의 전개 방식은 매회 새로운 목표물을 설정하고 경찰의 삼엄한 경계를 뚫으며 작전을 성공시키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기발한 트릭과 첨단 장비, 그리고 경찰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독자들에게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권력층의 비리를 폭로하거나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에피소드들은 단순한 오락물을 넘어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며 대중적 공감을 얻었다.
김영숙 작가 특유의 화려하고 섬세한 필치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세련된 패션 감각과 화려한 배경 묘사, 그리고 역동적인 구도는 당시 한국 순정 만화가 도달했던 높은 예술적 수준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성공은 이후 한국 만화 시장에서 '괴도물'이라는 장르가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수많은 후속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까지도 '괴도 피터 & 제니'는 1980~90년대 만화를 향유했던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전으로 기억되고 있다. 일본 만화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 한국 작가의 창작물로서 독자적인 팬덤을 구축하고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한국 만화사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단행본이 절판된 이후에도 꾸준히 회자되며 한국 순정 만화의 고전 반열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