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의 도시는 프롬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액션 RPG '다크 소울 3'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LC)의 명칭이며, 동시에 해당 에피소드의 주 무대가 되는 전설적인 도시를 의미한다. 세계의 끝에 위치한 이곳은 모든 시대의 지형이 한데 엉켜 무너져 내리는 퇴적지를 지나 도달할 수 있는 장소로 묘사된다. 시리즈 전체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최종적인 장소로서, 인간의 근원인 어둠과 불의 시대의 종말에 관한 진실을 담고 있다.
역사적으로 고리의 도시는 과거 신들의 왕 그윈이 고룡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운 난쟁이 왕들에게 하사한 영지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보상일 뿐, 실제로는 심연의 힘을 지닌 인간의 조상들을 세계의 변방에 격리하고 감시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감옥이기도 했다. 도시의 이름인 '고리'는 인간의 몸에 새겨진 다크사인, 즉 불의 봉인을 상징하며, 이는 인간이 가진 어둠의 본질을 억제하려는 신들의 의지를 반영한다. 도시 내부에는 심연의 늪이 펼쳐져 있고,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고리 기사들이 이곳을 수호하고 있다.
도시의 가장 깊은 곳에는 그윈의 막내딸인 필리아놀 공주가 잠들어 있다. 그녀의 잠은 고리의 도시의 시간을 고정하고 외부로부터 은폐하는 강력한 마법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공주가 품고 있는 깨진 알은 이 정체된 시간을 유지하는 쐐기이며, 플레이어가 공주를 깨우고 알을 건드리는 순간 고리의 도시를 지탱하던 환영이 걷히게 된다. 이때 도시는 수천 년의 세월을 한꺼번에 맞이하며 모래만이 남은 황량한 폐허로 변하게 되는데, 이는 허울뿐인 불의 시대가 맞이할 필연적인 종말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고리의 도시 끝자락에서 플레이어는 노예 기사 게일과 마주하게 된다. 게일은 자신의 주인이 그릴 새로운 세계의 물감이 될 '인간의 어두운 영혼(다크 소울)'을 찾기 위해 난쟁이 왕들의 피를 쫓아 이곳에 도달했다. 오랜 시간 동안 난쟁이들의 피를 흡수하며 광기에 빠진 게일과의 결투는 시리즈의 진정한 마지막 전투로 평가받는다. 이 대결을 통해 플레이어는 다크 소울의 피를 얻게 되며, 이는 불이 꺼진 뒤 찾아올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밑거름이 된다.
이 지역은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수직 구조와 높은 난이도로 악명이 높다. '어둠을 먹는 미디르'와 '교회의 창, 하프라이트' 등 강력한 보스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특히 미디르는 시리즈 최강급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고리의 도시는 단순히 게임의 한 구역을 넘어, 10년 가까이 이어진 '다크 소울' 시리즈의 방대한 서사와 철학을 완결 짓는 상징적인 공간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