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나원리 오층석탑은 경상북도 경주시 현곡면 나원리에 위치한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이다. 대한민국 국보 제3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통일신라 초기 석탑의 전형적인 양식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이 탑은 신라의 옛 수도인 서라벌 북쪽 외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사찰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으나 주변의 지세와 어우러져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석탑은 8세기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2단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올린 형태로, 고신라의 거대한 석탑 양식에서 통일신라의 정제된 양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기단부와 탑신부의 비례가 조화로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지며, 5층이라는 높이 덕분에 수직적인 상승감이 강조되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석탑의 재료는 질이 좋은 순백색의 화강암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끼가 잘 끼지 않는 암질 덕분에 백색의 빛깔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예로부터 '나원백탑(羅原白塔)' 혹은 '하얀 탑'이라는 별칭으로 불려 왔다. 이는 경주 인근의 다른 석탑들과 차별화되는 이 탑만의 독특한 외관적 특징으로 손꼽힌다.
1996년에는 탑을 완전히 해체하여 수리하는 대규모 보수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3층 탑신석 상면의 사리공 내에서 금동제 사리함과 금동불상 1구, 사리 병, 그리고 무구정광대다라니경으로 추정되는 종이 조각 등 다양한 사리 장엄구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유물들은 당시의 불교 신앙과 금속 공예 기술을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경주 나원리 오층석탑은 경주 지역에 남아 있는 신라 석탑 중 드물게 5층의 층수를 유지하고 있는 대형 석탑이다. 세련된 조각 수법과 견고한 구조는 통일신라 석조 건축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비록 탑이 세워졌던 사찰의 기록은 유실되었으나, 석탑 자체의 뛰어난 조형미와 보존 상태는 신라 불교 문화의 위상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