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만찬>은 한국방송공사(KBS)에서 방영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시사 프로그램이 남성 진행자 중심의 권위적인 태도로 사회 문제를 다루었던 것과 달리, 여성 진행자들이 중심이 되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방식을 취했다. 2018년 파일럿 방송으로 시작해 큰 호응을 얻은 뒤 정규 편성되었으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 현장과 소외된 이웃의 삶을 조명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공감'과 '연대'에 있다. 진행자들이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을 직접 찾아가 밥상을 차리고, 함께 식사하며 그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듣는 형식을 유지했다. 거대 담론이나 수치 중심의 분석보다는 당사자의 삶과 감정에 집중함으로써 시사 문제에 대한 시청자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정서적 울림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초기 시즌의 주요 진행자로는 개그우먼 박미선, 정치학자 김지윤, 국회의원 이정미 등이 활약했다. 이들은 KTX 해고 승무원, 성소수자,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 세월호 유가족 등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을 보듬으며 소수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자 노력했다. 제작진 또한 여성 PD와 작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기존 언론이 간과하기 쉬운 섬세한 시선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리의 만찬>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여러 차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9년 민주언론상 본상, 한국방송대상 시사보도 부문 작품상, 양성평등 미디어상 대상 등을 차지하며 시사 프로그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한국 방송사에서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2020년 시즌 2 개편을 앞두고 진행자 전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특히 새 진행자로 낙점되었던 인물의 과거 발언 등이 문제가 되며 프로그램의 정체성 훼손을 우려하는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의 소통 문제까지 불거졌고, 결국 논란 끝에 프로그램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며 종영을 맞이했다. 비록 종영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으나, 한국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