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톤 기빈(Gaston Bachelard, 1884-1962)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문헌 비평가로, 주로 과학와 시, 상상력의 관계를 탐구한 인물이다. 그는 현대 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특히 과학철학과 문학철학의 교차점에서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하였다.

기빈은 초기 생애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과 과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키웠으며, 이후 문학과 시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의 저작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의 통합을 통해 인간의 인식 방식을 탐구한 것이다. 그는 과학이 단순한 사실의 집합체가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성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요 저서 중 하나인 《공간의 시학》(La Poétique de l'Espace, 1958)에서는 공간 개념을 철학적으로 분석하며, 개인의 기억과 상상의 세계가 어떻게 공간에 담겨 있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하늘의 시학》(La Poétique de l'Air)에서는 공기의 성질과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시적 상상력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다룬다.

기빈은 "상상은 존재를 창조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비과학적인 경험이 인간 이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였다. 그의 사상은 후에 현대 문학 이론과 여성주의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기빈은 평생 동안 과학과 문학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상상력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한 철학자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