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그마

이니그마(Enigma)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군이 사용한 전기기계식 암호 기계의 하나로, 특히 군사 통신의 암호화에 널리 활용되었다. 이니그마는 1920년대 초 독일의 엔지니어 아르투르 슈리어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이후 독일 군사 및 정부 기관에서 표준 암호 기계로 채택되었다.

이니그마 기계는 여러 개의 회전하는 로터(rotor)와 스테이터, 접점기(rows)로 구성되어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문자는 로터를 통과하면서 전기적 신호로 변환된 후 출력된다. 여러 개의 로터를 조합함으로써, 이니그마는 문자를 다른 문자로 변환하는 복잡한 방식으로 암호화한다. 이니그마의 핵심 개념은 회전 로터의 변환으로, 각 로터의 위치와 순서가 암호화의 키를 결정짓는다.

이니그마는 다양한 변형 모델이 존재하며, 각각 서로 다른 로터 수와 연결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모델은 Wehrmacht 이니그마로, 세 개의 로터와 추가적인 플러그 보드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다채로운 설정 덕분에 이니그마는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암호화 조합을 제공하여 적의 해독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알란 튜링을 비롯한 수많은 해독가들이 이니그마를 해독하고 암호를 분석하는 작업에 나섰고, 이는 연합군의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튜링은 비엘(Elliptical) 기법을 사용하여 기계의 암호를 해독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이니그마로 암호화된 독일의 군사 통신을 상당 부분 해독할 수 있었다.

이니그마는 패전 후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며, 현대의 암호학과 정보 보안의 발전에 기여한 중요한 기술 사례로 남아 있다. 이니그마 기계는 오늘날에도 암호학의 이해를 돕는 교육적인 자료로 사용되며, 다양한 역사적 전시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