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W 웬 월즈 콜리드(When Worlds Collide)는 1994년 5월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ECW 아레나에서 개최된 프로레슬링 이벤트이다. 이 대회는 익스트림 챔피언십 레슬링(ECW)이 아직 '이스턴 챔피언십 레슬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던 시기에 열렸으며, 단체의 인지도를 높이고 규모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행사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당시 메이저 단체였던 WCW(World Championship Wrestling) 소속 선수들이 일부 참여하며 단체 간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였다.
메인 이벤트는 사부(Sabu)와 바비 이튼(Bobby Eaton)이 팀을 이루어 테리 펑크(Terry Funk)와 안 앤더슨(Arn Anderson) 팀을 상대한 태그팀 매치였다. 이 경기는 ECW의 아이콘인 사부와 테리 펑크뿐만 아니라, WCW의 전설적인 선수들인 바비 이튼과 안 앤더슨이 한 링에 올랐다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가졌다. 치열한 접전 끝에 사부와 바비 이튼 팀이 승리를 거두었으며, 경기 종료 후에도 이어진 혼란스러운 난투극은 초기 ECW 특유의 거칠고 예측 불가능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었다.
대회의 다른 주요 경기들 역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ECW 월드 텔레비전 챔피언십 경기에서는 마이키 윕렉(Mikey Whipwreck)이 핏불 1호(The Pitbull #1)를 상대로 반전의 승리를 거두며 타이틀을 방어했다. 또한 911은 마이키 윕렉을 상대로 압도적인 무력을 과시하며 짧은 시간 안에 승리를 따냈고, 2 콜드 스콜피오(2 Cold Scorpio)와 J.T. 스미스(J.T. Smith)의 대결은 기술적인 레슬링의 묘미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싱글 매치에서는 지미 스누카(Jimmy Snuka)가 케빈 설리반(Kevin Sullivan)을 꺾기도 했다.
이 이벤트는 ECW가 단순한 지역 중소 단체를 넘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하드코어 레슬링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타 단체의 유명 선수들을 영입하여 기존 소속 선수들과 대립시키는 방식은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이는 훗날 ECW가 보여줄 파격적인 행보의 밑거름이 되었다. '웬 월즈 콜리드'라는 대회명에 걸맞게 서로 다른 레슬링 스타일과 세계관이 충돌하며 빚어낸 시너지는 초기 ECW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