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슬라이프(Dáinsleif)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마검으로, '다인의 유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검은 난쟁이 다인(Dáinn)에 의해 벼려졌으며, 헤딘과 횬니의 전설인 '햐드닝가비그(Hjaðningavíg)' 이야기의 핵심적인 소재로 등장한다. 스노리 스툴루손의 《신 에다》 중 〈시어법(Skáldskaparmál)〉 장에 그 구체적인 유래와 성질이 기록되어 있다.
이 검은 강력하고도 잔혹한 마력을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다인슬라이프는 한 번 칼집에서 뽑히면 반드시 누군가를 죽여 피를 묻혀야만 다시 칼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저주를 품고 있다. 또한 이 검에 베인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으며, 검의 주인은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도 적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정교함과 파괴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특성은 북유럽 신화 속 마검들이 흔히 갖는 '거부할 수 없는 파괴적 숙명'을 상징한다.
다인슬라이프의 전설은 왕 횬니(Högni)와 그의 딸 힐드(Hildr)를 납치한 헤딘(Heðinn) 사이의 갈등에서 절정에 달한다. 헤딘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 횬니에게 보물과 평화를 제안하며 화해를 시도했으나, 횬니는 이미 다인슬라이프를 뽑았음을 알리며 거절했다. 횬니는 이 검이 일단 뽑히면 난쟁이들의 마력에 의해 반드시 비극을 완결 지어야 하며, 결코 타협하지 않는 무기임을 선언하고 전투에 임했다.
이들의 싸움은 '햐드닝가비그', 즉 헤오데닝족의 전투라고 불리는 영원한 전쟁으로 이어졌다. 횬니의 딸 힐드는 밤마다 마법을 부려 전사한 자들을 다시 살려냈고, 부활한 군대는 다음 날 아침 다시 전쟁을 시작했다. 다인슬라이프는 이 끝없는 살육의 굴레 속에서 매일같이 휘둘러졌으며, 북유럽 신화의 종말인 라그나로크가 도래하기 전까지 이 비극적인 전투는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고 전해진다.
다인슬라이프는 서사적인 면에서 티르핑(Tyrfing)과 같은 다른 북유럽의 마검들과 궤를 같이한다. 이는 인간의 의지를 넘어서는 무기의 자율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적인 운명론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고대 북유럽인들에게 다인슬라이프는 전쟁의 참혹함과 한 번 시작된 복수가 통제 불능의 파괴로 이어지는 과정을 상징하는 유물로 인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