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th Performance: Let's See What's Happening Now

'제9회 공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자'는 1968년 5월 30일 서울 무교동의 음악 감상실 '쎄시봉'에서 개최된 한국 최초의 해프닝(Happening) 형식의 미술 공연이다.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 등 '청년작가연립전' 소속의 젊은 작가들이 주도한 이 행사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실험 미술과 퍼포먼스 아트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린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평면적인 회화나 조각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예술가의 신체와 행위 자체를 예술의 핵심 매체로 삼았다는 점에서 당시 미술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이 공연이 기획된 배경에는 1960년대 후반 한국 미술계의 경직된 구조에 대한 반발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한국 미술은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학풍이 지배적이었으며, 젊은 작가들은 이러한 권위주의적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적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무동인', '신전동인', '오리진' 등의 소그룹 작가들이 연합하여 개최한 '청년작가연립전'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이 공연은 예술이 전시장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넘어 대중과 직접 호흡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었다.

공연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장성과 우연성을 극대화한 행위들로 채워졌다. 작가들은 풍선을 불어 터뜨리거나 관객에게 나누어 주는 행위, 몸에 색칠을 하거나 비닐을 감는 행위 등을 선보였다. 특히 정찬승이 현장에서 머리카락을 깎는 삭발 퍼포먼스는 기성 사회의 규범과 억압에 대한 저항,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자기 갱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행위들은 사전에 완벽하게 짜인 각본에 따르기보다 현장의 분위기와 관객의 반응에 따라 유동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이는 해프닝의 본질적인 특성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 공연의 핵심적인 의의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지금, 여기'라는 현재성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작가들은 완성된 결과물로서의 작품이 아니라 과정으로서의 예술을 강조했으며, 관객을 수동적인 감상자에서 적극적인 참여자로 전환시키고자 했다. 이는 예술이 박물관에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동시대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살아있는 사건임을 선언한 것이었다. 또한, 이는 당시 한국 사회의 정치적·사회적 억압에 대한 예술적 항거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었다.

'제9회 공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자'는 이후 한국 실험 미술의 전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가들은 '제4집단'과 같은 전위적인 예술 단체를 결성하며 사회 비판적이고 개념적인 작업을 이어갔다. 비록 당시 언론과 대중으로부터는 기이한 행동으로 치부되기도 했으나, 현대 미술의 관점에서 이 공연은 한국 행위 미술과 퍼포먼스 아트의 기원으로서 확고한 역사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는 한국 미술이 모더니즘의 형식주의를 극복하고 포스트모더니즘적 다양성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