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K111-1 콘쿠르스

9K111-1 콘쿠르스(Konkurs)는 소련에서 개발된 제2세대 대전차 미사일 시스템이다. NATO 식별명은 AT-5 스팬드럴(Spandrel)이며, 1970년대 중반부터 실전 배치되었다. 툴라 기계설계국(KBP)에서 설계를 담당하였으며, 기존의 9K11 파고트(Fagot)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거리와 관통력을 대폭 향상시킨 모델에 해당한다. 주로 보병 전투차량이나 장갑차에 탑재되어 적의 주력 전차를 격파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이 시스템의 유도 방식은 반자동 시선유도(SACLOS)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사수가 조준경의 십자선을 목표물에 유지하기만 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미사일의 비행 궤적을 수정하여 목표로 유도한다. 미사일과 발사기 사이는 가느다란 유선으로 연결되어 제어 신호를 주고받는 유선 유도 방식을 사용하므로 적의 전자전 방해에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인다. 9P135 발사 장치를 공유하기 때문에 파고트 미사일과 혼용하여 운용할 수 있다는 호환성도 갖추고 있다.

핵심 구성 요소인 9M113 미사일은 약 4km의 최대 사거리를 보유하며, 비행 속도는 초당 약 200m에 달한다. 초기형은 단일 성형작약탄을 사용하여 약 600mm 수준의 균질압연장갑(RHA) 관통력을 보였으나, 이후 개량된 9M113M ‘콘쿠르스-M’ 버전에서는 탠덤 탄두를 채택하여 반응 장갑을 장착한 현대적 전차에 대해서도 높은 공격 효율을 보여준다. 탠덤 탄두는 전방의 선행 탄두가 반응 장갑을 무력화시킨 후 주 탄두가 본체 장갑을 관통하는 구조를 가진다.

콘쿠르스는 주로 BMP-2 보병전투차, BMD-2 공정전투차, BRDM-2 정찰장갑차 등 다양한 기갑 플랫폼에 탑재되어 운용된다. 또한 지상 거치용 발사대를 이용해 보병 부대가 직접 운용할 수도 있어 운용 범용성이 높다. 이 시스템은 소련 및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과거 바르샤바 조약국들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수많은 국가에 수출되었으며,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면허 생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실전 기록 측면에서 콘쿠르스는 이란-이라크 전쟁, 걸프 전쟁, 시리아 내전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쟁 지역에서 사용되며 그 성능을 입증했다. 서방의 BGM-71 TOW 미사일에 대응하는 체계로서 오랫동안 신뢰성을 인정받았으며, 등장한 지 수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과 준수한 파괴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전장에서 여전히 유효한 대전차 무기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