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년

826년은 신라 제41대 헌덕왕이 서거하고 제42대 흥덕왕이 즉위한 해이다. 헌덕왕은 재위 기간 동안 김헌창의 난과 같은 내란을 겪으며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려 노력했으며, 말기에는 북방 국경 지대에 패강장성을 축조하여 국방을 정비했다. 그의 뒤를 이어 즉위한 흥덕왕은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조공하는 등 외교 관계를 공고히 하며 신라 하대의 혼란을 수습하고자 했다.

같은 시기 발해는 제10대 선왕 대인수의 치세 아래 영토를 크게 확장하고 있었다. 발해는 주변의 말갈 부족들을 대부분 복속시키고 요동 지역으로 세력을 뻗치며 '해동성국'이라 불리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826년 무렵의 발해는 강력한 중앙 집권 체제와 행정 구역 정비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강대국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었다.

당나라에서는 제13대 황제 경종이 환관 세력에 의해 시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종의 뒤를 이어 그의 동생인 문종이 즉위했으나, 이 시기 당나라는 환관의 권력이 비대해지고 당쟁이 심화되는 등 정치적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이러한 당의 정세 변화는 신라를 포함한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 및 경제 교류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유럽에서는 프랑크 왕국의 루도비쿠스 1세(경건왕 루이)가 통치하고 있었다. 826년에는 유틀란트의 왕이었던 하랄드 클라크가 마인츠에서 세례를 받으며 기독교를 수용하는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노르만족들이 기독교 문화권으로 편입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로, 유럽의 종교적 지형 변화에 기여했다.

일본에서는 헤이안 시대 준나 천황의 재위 기간이었다. 당시 일본은 당나라의 문물을 수용하며 율령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승려 공해(쿠카이)가 중심이 된 진언종과 같은 밀교 문화가 융성하고 있었다.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불교 문화가 정치와 사회의 중심적인 이데올로기로 작용하던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