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년은 이슬람 세계와 유럽, 동아시아 전반에서 중요한 권력 교체와 정치적 변동이 일어난 해다. 우마이야 왕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제6대 칼리파 알 왈리드 1세가 사망하고, 그의 동생인 술라이만 이븐 압드 알 말리크가 새로운 칼리파로 즉위했다. 알 왈리드 1세의 치세 동안 이슬람 제국은 중앙아시아와 이베리아반도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최대 영토를 구축했으나, 술라이만의 즉위 이후 제국 내 정세와 군사 전략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비잔티움 제국에서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었다. 아나스타시우스 2세가 군대의 반란으로 폐위되고 테오도시우스 3세가 새로운 황제로 옹립되는 정변이 일어났다. 이 시기 비잔티움 제국은 내부의 권력 투쟁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는 이슬람 세력의 거센 압박에 직면해 있었으며, 이러한 불안정함은 제국의 방어 체계에 큰 부담을 주었다. 한편,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교황 콘스탄티누스가 선종하고 뒤를 이어 그레고리오 2세가 제89대 교황으로 즉위하여 교회의 권위를 정립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의 당나라는 현종의 치세 아래 개원(開元)의 치라고 불리는 번영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당나라는 경제와 문화 면에서 절정기를 맞이했으나, 서역 방면에서는 세력을 넓히던 우마이야 왕조 및 토번과 세력권 다툼을 벌이며 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한반도의 신라는 성덕왕의 통치 아래 왕권을 안정시키고 국가 체제를 공고히 하던 시기였다. 신라는 당나라와의 외교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며 선진 문물을 수용하는 한편, 북쪽의 발해와 인접한 국경 지대의 방비를 강화하며 내실을 다졌다.
일본에서는 나라 시대의 기틀을 마련했던 겐메이 천황이 양위하고, 그녀의 딸인 겐쇼 천황이 즉위했다. 겐쇼 천황은 일본 역사상 다섯 번째 여성 천황으로, 어머니의 정책을 계승하여 율령 체제의 정비와 '일본서기' 등 역사서 편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이 시기 일본은 평성경(헤이조쿄)을 중심으로 중앙 집권적인 국가 기틀을 확립하는 데 주력하며 대륙의 불교 문화와 정치 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715년은 세계 주요 제국들에서 지도자의 교체가 잇따르며 새로운 정치 지형이 형성된 해였다. 특히 이슬람 제국의 팽창과 이에 대응하는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은 8세기 국제 질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각국은 내부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 적응하며 중세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