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용제(五溶劑)는 산업 현장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다섯 가지의 대표적인 범용 유기용제(Organic Solvent)를 일컫는 용어다. 일반적으로 화학, 도장, 인쇄, 세정 등의 공정에서 고체나 액체 물질을 화학적 변화 없이 용해하거나 추출하는 데 쓰이는 핵심 물질들을 의미한다. 산업안전보건 및 환경 규제 분야에서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과 근로자 건강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이 커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용제 5종을 묶어 지칭할 때 주로 사용된다.
세부적인 산업군이나 공정의 특성에 따라 5용제를 구성하는 물질의 기준은 약간씩 다를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 톨루엔(Toluene), 크실렌(Xylene), 메틸에틸케톤(MEK), 아세트산에틸(Ethyl Acetate), 그리고 트리클로로에틸렌(TCE) 또는 이소프로필알코올(IPA)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상온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휘발성이 매우 강하며, 물에 잘 녹지 않는 유기 물질(기름, 수지, 고무 등)을 쉽게 용해하는 화학적 특성을 지닌다. 주로 탄화수소계, 케톤계, 에스테르계 물질들이 이 그룹의 주축을 이룬다.
이들 주요 5대 용제는 현대 제조업의 필수적인 기초 소재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톨루엔과 크실렌은 페인트, 도료, 접착제의 희석제(신나) 및 합성수지 제조 공정에 주로 쓰인다. 메틸에틸케톤과 아세트산에틸은 용해력이 우수하고 건조 속도가 빨라 인쇄 잉크, 표면 코팅제, 인조 가죽 제조 공정에서 광범위하게 소비된다. 트리클로로에틸렌과 이소프로필알코올은 강력한 탈지력과 세정력을 갖추고 있어 금속 부품의 가공 후 기름때 제거, 반도체 및 정밀 전자부품의 세척 공정에 대량으로 투입된다.
이러한 유기용제들은 뛰어난 산업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인체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건강 장해를 유발할 수 있다. 휘발성이 강해 주로 작업자의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며, 피부나 점막의 지질을 녹여 체내로 직접 침투하기도 한다. 단기적으로는 두통, 현기증, 구토, 시력 저하 등 중추신경계 억제 및 마취 증상을 일으킨다.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는 간, 신장, 조혈기계(골수 등)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초래하며, 일부 용제는 발암성이 확인되었거나 생식독성을 지니고 있어 취급 시 철저한 환기와 보호구 착용이 요구된다.
환경적 측면에서 5용제는 대기 중으로 증발하여 태양광선과 반응해 광화학 스모그와 오존을 생성하는 주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들 용제의 생산, 사용, 배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이들을 작업환경측정 대상 및 특수건강진단 대상 물질로 지정해 근로자의 노출 기준을 엄격히 관리한다. 또한 '화학물질관리법' 및 '대기환경보전법'을 통해 배출 저감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최근 산업계 전반에서는 이들 유해 용제를 대체하기 위해 독성이 낮은 친환경 수용성 용제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