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기는 전 세계적으로 고대 제국들이 붕괴하거나 재편되는 대전환기였다. 동양에서는 한나라의 멸망 이후 삼국 시대가 전개되었으며, 서양에서는 로마 제국이 정치적, 경제적 혼란으로 인한 '3세기의 위기'를 겪었다. 이 시기는 끊임없는 전쟁과 이동이 반복되는 가운데,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국가 체제와 종교적 가치관이 싹트는 기틀이 되었다.
중국 대륙에서는 후한이 멸망한 후 위, 촉, 오 세 나라가 대립하는 삼국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조조, 유비, 손권으로 대표되는 각 세력은 영토 확장과 천하 통일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이러한 분열은 280년 서진에 의해 잠시 통일될 때까지 지속되었으나, 잦은 전란으로 인해 인구가 급감하고 경제 체제가 변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유교적 질서가 약화되고 도교와 불교가 민중과 지식인 사이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한반도와 만주 지역에서는 삼국이 초기 고대 국가로서의 기틀을 확립해 나갔다. 고구려는 동천왕 대에 위나라의 관구검이 이끄는 군대의 침입을 받아 수도가 함락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이를 극복하며 중앙 집권화를 지속했다. 백제는 고이왕 대에 이르러 6좌평 16관등제를 정비하고 율령을 반포하는 등 국가 체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신라는 미추 이사금이 즉위하며 김씨 가문의 왕위 계승권을 확립하기 시작했고, 낙동강 유역에서는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가야 연맹체가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서구의 로마 제국은 '군인 황제 시대'라고 불리는 극심한 혼란기에 직면했다. 군대가 황제의 추대와 폐위를 결정하면서 50여 년 동안 수많은 황제가 교체되었고, 사산조 페르시아와 게르만족의 침입이 잦아지면서 국경 통제력을 상실했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붕괴로 이어졌으나, 284년 즉위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사두 정치(Tetrarchy) 체제를 도입하고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제국은 분열의 위기를 넘기고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
종교와 문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로마 제국 내에서는 기독교가 모진 박해 속에서도 하층민을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하며 점차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중동 지역에서는 마니교가 등장하여 동서양으로 전파되었고, 인도에서는 쿠샨 왕조의 쇠퇴 이후 굽타 왕조가 성립될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처럼 3세기는 고대 제국들의 쇠퇴와 함께 새로운 정치 세력과 사상이 태동하며 중세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특성을 보여준 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