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프로야구 병역비리 사건은 대한민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발생한 조직적 병역 기피 사건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수사 전면에 나서며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은 다수의 스타급 선수들이 병역 면제나 감면을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한 전말을 드러냈다. 이는 스포츠계의 공정성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내 병역 의무에 대한 민감한 여론을 자극하며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비리의 주된 수법은 소변 검사 결과를 조작하여 사구체신염 등의 신장 질환이 있는 것처럼 꾸미는 방식이었다. 선수들은 전문 브로커에게 거액의 사례금을 지급하고, 신체검사 직전 소변에 혈액이나 단백질 성분을 섞거나 약물을 복용하여 일시적으로 신체 수치를 조작했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병무청으로부터 4급(보충역) 또는 5급(제2국민역, 면제) 판정을 받아 병역 의무를 회피하거나 기간을 단축하려 시도했다.
경찰 수사는 2004년 9월 초부터 본격화되었으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브로커의 장부를 토대로 당시 8개 구단 전체로 수사망이 확대되었다. 수사 결과, 국가대표급 주전 선수들을 포함하여 약 50여 명 이상의 프로야구 선수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범죄 사실이 중한 선수들은 구속 기소되었고, 나머지 선수들도 불구속 기소되거나 재검 대상자로 분류되는 등 리그 전체가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사건의 여파로 2004년 프로야구 정규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은 핵심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채 파행적으로 운영되었다. 팬들의 실망감은 리그 전체의 신뢰도 하락과 관중 감소로 이어졌으며, KBO(한국야구위원회)와 각 구단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연루 선수들에 대한 징계 조치를 단행했다. 비리에 연루된 선수들은 이후 병무청의 재검을 거쳐 대부분 현역으로 입대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각 구단의 전력 손실은 수년간 지속되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병역 판정 시스템이 대폭 강화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소변 검사 관리 감독이 엄격해졌으며, 신장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 판정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등 병역 비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졌다. 또한, 야구계뿐만 아니라 연예계와 타 스포츠 종목에서도 병역 의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켰으며, 사회 전반에 걸쳐 병역의 공정성 가치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