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농구대잔치는 2003년 12월 21일부터 2004년 1월 3일까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아마추어 농구의 결산 대회다. 프로농구(KBL) 출범 이후 성인 농구의 중심이 프로로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농구대잔치는 대학 농구와 실업 농구의 자존심을 건 승부처로서 여전히 농구계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고 있었다. 남자부 1부와 2부, 여자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 대회는 당대 최고의 아마추어 유망주들과 군 복무 중인 프로 선수들의 대결로 큰 화제를 모았다.
남자부 1부 리그에서는 대학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던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을 포함해 국군체육부대(상무) 등 총 12개 팀이 참가했다. 경기는 조별 예선 리그를 거쳐 8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구조로 운영되었다. 특히 당시 대학팀들은 프로 진출을 앞둔 대형 스타들을 앞세워 성인 무대의 강자인 상무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며, 이는 농구 팬들에게 과거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었다.
이번 대회는 향후 한국 농구의 주축이 될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등장하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세대학교는 김태술, 양희종 등 소위 '03학번' 황금 세대와 더불어 한국인 최초의 NBA 진출을 노리던 센터 하승진이 포진해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었다. 상무는 이규섭, 조상현 등 프로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어 노련한 경기력을 선보였으며, 중앙대학교 또한 강병현 등 신예들의 활약을 통해 대학 농구의 강호다운 면모를 유지했다.
남자부 1부 결승전에서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세대학교가 맞붙어 대회 최대의 관심을 끌었다. 상무는 프로 출신 선수들의 경험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으며, 연세대학교는 하승진의 높이와 김태술의 경기 운영을 앞세워 이에 맞섰다. 경기 결과, 상무가 연세대학교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상무는 아마추어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연세대학교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대학 농구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2003 농구대잔치는 한국 아마추어 농구의 저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세대교체의 흐름을 보여준 대회였다. 특히 하승진은 이 대회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하게 되었으며, 김태술과 양희종 등은 대학 농구의 새로운 스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비록 프로농구의 인기에 밀려 과거와 같은 범국민적인 열기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유망주들의 발굴과 아마추어 농구의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