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2번 유형은 '조력자(The Helper)'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사랑과 정이 많으며, 타인과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들의 핵심적인 동기는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이며,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요구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의 2번 유형은 매우 이타적이고 관대하다. 이들은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여 북돋아 주는 데 능숙하며,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며 공동체 내에서 따뜻한 지지자 역할을 수행한다. 타인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계산 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러한 성향 덕분에 2번 유형은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친근한 인상을 주며 신뢰를 얻는다.
그러나 이들의 돕고자 하는 욕구 이면에는 '교만(Pride)'이라는 격정이 숨어 있다. 2번 유형은 자신이 타인을 돕는 존재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정작 자신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한다. 자신의 욕구는 억누른 채 타인에게만 집중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이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거나 자신의 헌신에 대한 정서적인 보상을 기대하기도 한다. 만약 자신의 노력이 무시당하거나 기대만큼의 반응이 돌아오지 않으면 깊은 배신감과 서운함을 느끼며 상대를 원망하게 될 위험이 있다.
에니어그램의 통합과 불통합 체계에 따르면, 2번 유형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8번 유형의 부정적인 특성을 나타내며 공격적이고 지배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내면의 성장을 이루어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면 4번 유형의 긍정적인 특성을 습득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2번 유형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세계를 깊이 성찰하며, 자신의 진짜 감정과 욕구를 솔직하게 대면한다. 타인을 돕는 행위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바탕으로 한 순수한 배려로 승화되는 것이다.
2번 유형은 인접한 날개에 따라 두 가지 세부 유형으로 나뉜다. 1번 날개를 가진 2번(2w1)은 '봉사자'라고 불리며, 도덕적 관념이 강하고 원칙에 따라 타인을 돕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비교적 진지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친절을 베푼다. 반면 3번 날개를 가진 2번(2w3)은 '주인' 혹은 '사교가'로 불리며, 훨씬 외향적이고 야심 차며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데 능숙하다. 이들은 타인에게 호감을 얻는 법을 잘 알고 있으며 사교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