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한국시리즈

1990년 한국시리즈는 1990년 10월 24일부터 10월 28일까지 펼쳐진 KBO 리그의 챔피언 결정전이다.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및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었다. 결과는 LG 트윈스가 4승 무패(4-0)로 삼성 라이온즈를 압도하며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1982년 원년 우승 팀인 OB 베어스 이후 8년 만에 서울 연고 팀이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이 해 LG 트윈스는 럭키금성 그룹이 MBC 청룡을 인수하여 팀 명칭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한 첫 시즌이었다. 백인천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자율 야구'와 신바람 야구를 표방하며 정규 시즌 내내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쳤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빙그레 이글스를 2승으로 제압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당시 최강팀이었던 해태 타이거즈를 3승 1위로 꺾으며 힘겹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은 해태의 한국시리즈 5연패를 저지했다는 기세는 높았으나, 투수진의 소모가 극심한 상태였다.

경기 내용은 LG 트윈스의 일방적인 우세로 진행되었다.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LG는 선발 타자 전원 안타와 전원 득점을 기록하며 13-0으로 대승을 거두어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진 2차전은 연장 11층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고, 대구로 장소를 옮긴 3차전과 4차전에서도 각각 3-2, 6-2로 승리하며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는 '스윕(Sweep)' 우승을 달성했다. 삼성은 지친 투수력의 한계와 타선의 침묵으로 인해 무기력하게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 선수(MVP)는 LG 트윈스의 투수 김용수가 선정되었다. 김용수는 1차전 승리 투수가 된 것을 포함해 시리즈 통산 2승을 기록하며 팀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이 우승은 LG 트윈스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우승이자, 선수 출신 감독(백인천)이 팀을 우승으로 이끈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1990년 한국시리즈는 LG 트윈스가 1990년대 프로야구의 강자로 군림하게 되는 시작점이었으며, 당시 서울 지역의 프로야구 붐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