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 베이징 아시안 게임은 1990년 9월 22일부터 10월 7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1회 아시안 게임이다. 이는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된 대규모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로, 중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대회 슬로건은 '단결, 우정, 진보(Unity, Friendship, Progress)'였으며, 개회식과 폐회식은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서 거행되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 소속 37개국에서 6,1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경기 종목은 총 27개의 정식 종목과 2개의 시범 종목(야구, 소프트테니스)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개최국 중국의 전통 무술인 우슈를 비롯하여 카바디, 세팍타크로, 소프트볼, 요트 등이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아시아 스포츠의 다양성을 넓혔다. 대회의 마스코트는 중국을 대표하는 동물인 판다를 의인화한 '판판(PanPan)'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지도를 얻었다.
경기 결과는 개최국 중국의 압도적인 독주가 두드러졌다. 중국은 금메달 183개를 포함해 총 341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2위와 3위 국가의 금메달 수를 합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수치였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54개, 은메달 54개, 동메달 39개를 획득하여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달성했다. 일본은 금메달 38개로 3위에 머물렀으며, 북한은 금메달 12개를 획득하여 종합 4위에 올랐다.
정치,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이 대회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타이완이 1970년 방콕 대회 이후 20년 만에 '중화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으로 아시안 게임에 복귀하여 중국 대륙에서 경기를 치렀다. 또한 남북한 관계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비록 남북 단일팀 구성은 실현되지 못했으나,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한 공동 응원단이 구성되어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전을 펼치는 등 스포츠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중국은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1989년 천안문 사태로 인해 악화되었던 국제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대외 개방 의지를 과시했다. 베이징은 대회를 준비하며 도로망 확장, 통신 시설 현대화, 선수촌 건설 등 도시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이러한 경험과 기반 시설은 훗날 중국이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데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