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한국시리즈는 1988년 10월 19일부터 10월 26일까지 펼쳐진 KBO 리그의 7번째 챔피언 결정전이다. 전기 리그와 후기 리그 통합 1위를 차지하여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해태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올라온 빙그레 이글스가 맞붙었다. 이 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진행되었으며, 해태 타이거즈가 빙그레 이글스를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해태는 1986년, 1987년에 이어 KBO 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3연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함과 동시에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해태 왕조'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당시 해태 타이거즈는 김응용 감독의 지휘 아래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에이스 선동열이 정규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해 등판이 불투명한 악재가 있었다. 반면 김영덕 감독이 이끄는 빙그레 이글스는 창단 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빙그레는 한희민, 이상군 등 강력한 선발 투수진과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 불리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창단 첫 우승을 노렸다. 객관적인 전력과 큰 경기 경험 면에서는 해태가 앞섰으나, 선동열의 부상 공백과 빙그레의 상승세가 맞물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었다.
시리즈 초반의 흐름은 해태가 압도했다. 광주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해태는 선발 투수 문희수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해태는 접전 끝에 6-5로 승리를 거두었고, 서울 잠실야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 3차전마저 3-0으로 승리하며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특히 문희수는 1차전 완봉승에 이어 3차전에서도 완투승을 거두는 등 선동열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빙그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4차전에서 빙그레는 타선이 폭발하며 해태를 14-3으로 대파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5차전에서도 빙그레는 5-1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6차전까지 끌고 갔다. 2승 3패로 추격당한 해태는 6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해태는 문희수를 다시 선발로 내세웠고, 경기 후반 부상 중이던 선동열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결국 해태는 6차전을 4-1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88년 한국시리즈의 최우수 선수(MVP)는 해태의 문희수가 선정되었다. 문희수는 시리즈 6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하여 3승(1차전 완봉, 3차전 완투)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하며 팀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그는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선동열이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빙그레 이글스는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창단 후 짧은 기간 내에 강팀으로 도약했음을 증명하며 신생 구단의 돌풍을 일으킨 시리즈로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