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타이브레이커 게임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단판 승부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경기는 1978년 10월 2일,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사이에서 열렸다. 정규 시즌 162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두 팀은 99승 63패로 동률을 이루었으며, 지구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단판 승부를 치러야 했다. 이 경기는 양 팀의 뿌리 깊은 라이벌 관계와 극적인 경기 내용으로 인해 야구 역사에서 전설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78년 시즌 초반, 보스턴 레드삭스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7월 중순까지 뉴욕 양키스에 14경기 차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양키스는 후반기 매서운 추격전을 벌였고, 특히 9월 초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이른바 '보스턴 대학살(Boston Massacre)'이라 불리는 4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격차를 좁혔다. 정규 시즌 마지막 날까지 이어진 치열한 순위 다툼 끝에 두 팀은 공동 1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단판 승부인 163번째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경기 초반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세로 흘러갔다. 보스턴의 선발 투수 마이크 토레즈는 양키스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타석에서는 칼 야스트렘스키의 솔로 홈런과 짐 라이스의 적시타가 터지며 6회까지 2-0으로 앞서 나갔다. 양키스의 선발 투수이자 당해 시즌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되는 론 기드리는 평소보다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추가 실점을 막으며 버텼다. 보스턴의 승리가 유력해 보이던 상황에서 7회초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는 사건이 발생했다.
7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인물은 양키스의 유격수 버키 덴트였다. 덴트는 시즌 홈런이 4개에 불과할 정도로 장타력이 부족한 타자였으나, 토레즈의 투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인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예상치 못한 홈런은 보스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으며, 이후 레지 잭슨의 추가 솔로 홈런이 터지며 양키스는 5-2로 점수 차를 벌렸다. 버키 덴트는 이 홈런 한 방으로 보스턴 팬들 사이에서 금기어와 같은 별명을 얻으며 양키스 역사의 영웅으로 남았다.
보스턴은 8회말 2점을 추격하며 5-4까지 따라붙었고, 9회말 2사 1, 2루의 마지막 역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구스 고세이지가 보스턴의 상징적인 타자 칼 야스트렘스키를 내야 팝플라이로 처리하며 경기는 양키스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이 승리로 양키스는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 지었으며, 기세를 몰아 1978년 월드 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반면 보스턴에게 이 경기는 '밤비노의 저주'를 상징하는 가장 뼈아픈 패배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