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5년

1765년은 조선 왕조의 영조 41년에 해당하는 해로, 조선 후기 사회의 변화와 실학사상의 성장이 두드러진 시기였다. 이 해에 실학자 홍대용은 숙부 홍억을 따라 청나라 북경에 다녀오며 서양의 과학 기술과 천문학적 지식을 접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는 북경에서 청나라 학자들과 교류하며 얻은 견문을 바탕으로 『담헌연기』를 저술하였으며, 이는 조선 지식인들 사이에서 지동설과 같은 근대적 우주관이 확산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북미 대륙에서는 영국 정부가 식민지에 대하여 인지조례(Stamp Act)를 공포하면서 미국 독립 전쟁의 불씨가 지펴졌다. 영국은 7년 전쟁으로 인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식민지에서 발행되는 법적 서류, 신문, 카드 등에 인지를 붙이게 강제했다. 이에 반발한 식민지 주민들은 "대표 없는 곳에 세금 없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거세게 저항했으며, 같은 해 10월 뉴욕에서 인지법 회의를 개최하여 식민지 간의 정치적 연대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산업 혁명의 기술적 토대가 마련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의 발명가 제임스 와트는 기존 뉴커먼 증기 기관의 열효율이 낮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분리 응축기(Separate Condenser) 개념을 고안해냈다. 이 발명은 증기 기관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기계화 생산 체제를 가능하게 했으며, 이후 인류의 생산 양식과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아시아의 정세를 살펴보면 청나라는 건륭제의 통치 아래 최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으나, 동시에 주변국과의 긴장 상태도 지속되었다. 1765년은 청나라와 버마(현 미얀마) 사이의 전쟁인 청-버마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건륭제는 영토 확장을 목적으로 버마를 침공했으나, 버마군의 강력한 저항과 현지의 험난한 지형, 전염병 등으로 인해 청나라군은 예상치 못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한 유럽의 정치적 변화로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프란츠 1세가 사망하고, 그의 아들인 요제프 2세가 황제 자리를 계승했다. 예술 분야에서는 어린 시절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가족과 함께 유럽 전역을 순회하며 천재성을 발휘하던 시기였다. 과학 분야에서는 이탈리아의 생물학자 라자로 스팔란자니가 미생물의 자연 발생설을 반박하는 실험을 수행하는 등 근대 과학의 체계가 점진적으로 확립되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