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6

1726년은 그레고리력으로 화요일에 시작하는 평년이며, 18세기 전반기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나타난 해이다. 이 시기는 유럽에서 계몽주의 사상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때였으며, 동아시아에서는 청나라와 조선이 강력한 군주의 주도하에 국가 체제를 정비하며 안정기를 구가하던 시점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근대적 가치관과 전통적 질서가 교차하며 새로운 시대적 변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조선에서는 영조 2년에 해당하는 해였다. 즉위 초반이었던 영조는 붕당 정치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탕평책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노론과 소론의 극심한 대립 속에서 왕권을 강화하고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으며, 민생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각종 제도 개혁이 논의되었다. 특히 이해에는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구휼 정책이 시행되었고, 유교적 통치 이념을 공고히 하기 위한 학문적 장려와 예법 정비가 지속되었다.

유럽 문학계와 사상계에서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가 인간 본성과 당시 영국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한 소설 《걸리버 여행기》를 익명으로 출판했다. 이 작품은 즉시 막대한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며, 문학을 통해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는 계몽주의적 태도를 잘 보여주었다. 또한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는 영국으로 망명하여 영국의 입헌 군주제와 관용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이는 훗날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아시아의 강대국이었던 청나라는 옹정제 4년을 맞이하고 있었다. 옹정제는 황권 강화를 위해 비밀 정보 기구인 군기처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중앙 집권적 통치 체제를 확립했다. 관료들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양렴고 제도를 시행하고, 조세 제도인 지정은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국가 재정을 확충했다. 이러한 내치 개혁은 청나라가 강건성세라고 불리는 전성기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대외적으로는 영토 확장과 주변국과의 안정적인 관계 유지를 지속했다.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도 근대적 탐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아이작 뉴턴의 역학 체계가 유럽 학계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 현상을 법칙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보편화되었다. 식물학 분야에서는 새로운 종의 분류와 기록이 이어졌으며, 의학 분야에서도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질병 치료 연구가 진전되었다. 이처럼 1726년은 정치적 안정과 지적 탐구가 맞물리며, 인류 역사가 중세적 틀을 벗어나 근대로 나아가는 과정의 한 단면을 보여준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