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3년은 잉글랜드 역사에서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된 결정적인 해이다. 국왕 헨리 8세는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하고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로마 교황청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토머스 크랜머 캔터베리 대주교는 헨리 8세의 첫 결혼을 무효로 판결했으며, 잉글랜드 의회는 '상소 금지법(Act in Restraint of Appeals)'을 통과시켜 교황의 사법권이 잉글랜드 내에서 효력이 없음을 명시했다. 이 해 9월 7일에는 훗날 잉글랜드의 황금기를 이끌 여왕 엘리자베스 1세가 태어났다.
남아메리카에서는 잉카 제국이 사실상 멸망의 길을 걷게 된 비극적인 해였다.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는 카하마르카 전투에서 포로로 잡은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를 처형했다. 아타우알파는 막대한 양의 금과 은을 몸값으로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역 등의 혐의를 뒤집어쓰고 7월 26일에 교수형을 당했다. 이후 피사로가 이끄는 스페인 군대는 잉카 제국의 수도인 쿠스코에 입성하며 남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본격화했다.
동유럽의 모스크바 대공국에서는 바실리 3세가 사망하면서 권력의 교체가 일어났다. 바실리 3세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인 이반 4세가 불과 3세의 나이로 모스크바 대공의 자리에 올랐다. 어린 나이로 인해 그의 어머니인 엘레나 글린스카야가 섭정을 맡았으나 보야르(귀족)들 간의 치열한 권력 투쟁이 벌어졌다. 훗날 '뇌제(Ivan the Terrible)'로 불리며 러시아 최초의 차르가 되는 이반 4세의 통치기는 이 혼란스러운 1533년에 막을 올렸다.
조선에서는 중종 28년에 해당하는 시기로, 정치적 혼란과 권신들의 득세가 이어졌다. 이 시기에는 권신 김안로의 권력이 극에 달하여 반대파를 가혹하게 숙청하는 공포 정치가 자행되었다. 김안로는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정적들을 끊임없이 축출했으며, 이는 조선 조정 내의 극심한 파벌 싸움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졌다. 또한 훗날 명종의 왕비가 되는 인순왕후 심씨가 이 해에 태어났다.
이 해에는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끼친 여러 문화적, 역사적 인물들이 탄생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상록》의 저자인 미셸 드 몽테뉴가 2월 28일에 태어났으며, 네덜란드의 독립 운동을 이끈 침묵공 빌렘(빌럼 1세 판 오라녜) 역시 이 해 4월 24일에 출생했다. 1533년은 유럽의 종교적 지형 변화, 신대륙 제국의 몰락, 그리고 새로운 절대군주들의 등장이라는 굵직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세계사의 흐름을 크게 뒤바꾼 전환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