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이맘파(Twelver Shi'ism)는 이슬람교 시아파 내에서 가장 교세가 큰 분파로,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를 시작으로 그의 후손 중 열두 명을 정당한 지도자(이맘)로 인정하는 종교 집단이다. 이들은 전 세계 시아파 무슬림의 약 85% 이상을 차지하며, 오늘날 이란, 이라크,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등지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12이맘파는 수니파와 달리 무함마드 사후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권이 신성한 지혜를 이어받은 그의 혈통에게만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 분파의 명칭은 그들이 추앙하는 열두 명의 이맘에서 유래했다. 첫 번째 이맘인 알리부터 시작해 하산, 후세인을 거쳐 제11대 이맘 하산 알 아스카리까지 이어진다. 핵심적인 교리는 제12대 이맘인 무함마드 알 마디에 관한 것이다. 12이맘파의 믿음에 따르면, 알 마디는 9세기경 어린 시절에 신의 섭리에 의해 은둔 상태(가이바)에 들어갔으며, 현재까지 살아있으나 세상에서 모습을 감춘 상태이다. 그는 세상의 종말이 오기 전 구원자(마디)로 다시 나타나 불의를 타파하고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예견된다.
12이맘파의 법학 체계는 제6대 이맘인 자파르 앗 사디크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자파르 법학(Ja'fari jurisprudence)'을 따른다. 자파르 법학은 이성(Aql)을 중시하며 꾸란과 순나를 해석하는 데 있어 독자적인 체계를 구축했다. 이들은 이맘이 신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무오류의 존재라고 간주하며, 이맘의 가르침과 해석을 이슬람 법의 중요한 근간으로 삼는다. 이러한 학문적 전통은 이지티하드(Ijtihad, 독립적인 법적 판단)를 강조하는 특징으로 이어져, 현대 사회에서도 고위 성직자(무ج타히드)들이 사회와 정치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거가 된다.
역사적으로 12이맘파는 초기 이슬람 제국 내에서 소수파로서 정치적 압박을 받기도 했으나, 16세기 초 사파비 왕조가 페르시아(현 이란) 지역의 국교로 선포하면서 강력한 정치적 기반을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이란은 12이맘파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수니파 오스만 제국과 대립하며 독자적인 종교 문화와 정체성을 확립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에는 '벨라야테 파키(법학자 통치론)'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성직자가 국가 통치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정교일치적 정치 체제가 구축되기도 했다.
12이맘파는 독특한 의례를 통해 공동체의 결속과 신앙심을 다진다. 특히 제3대 이맘 후세인이 카르발라 전투에서 순교한 것을 기리는 '아슈라' 의식은 이들의 가장 중요한 종교 행사이다. 이들은 후세인의 희생을 불의에 맞선 저항의 상징으로 보며, 순교와 희생의 가치를 교리의 핵심으로 삼는다. 또한 이라크의 나자프와 카르발라, 이란의 마슈하드와 쿰 등 이맘과 그 가족들의 묘소가 있는 성지를 순례하는 것을 매우 중시하며, 이는 신자들에게 성스러운 의무 중 하나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