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번도로는 닌텐도의 게임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지역으로, 제3세대 게임인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 및 그 리메이크작인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의 무대가 되는 호연지방 북부에 위치한 가상의 도로이다. 서쪽으로는 단풍마을과 연결되며, 동쪽으로는 111번도로와 이어진다. 호연지방 내에서도 매우 독특한 기후와 환경을 지닌 곳으로, 플레이어가 스토리 진행 중 자연환경의 극적인 변화를 체감하게 되는 주요 장소 중 하나다.
이 도로의 가장 큰 특징은 인접한 화산인 굴뚝산(Mt. Chimney)의 지속적인 화산 활동으로 인해 도로 전역에 끊임없이 화산재가 내린다는 점이다. 맵 전체의 잔디, 나무, 언덕 등의 지형지물이 하얀 화산재로 두껍게 덮여 있어 시각적으로는 마치 눈이 내린 설원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플레이어가 화산재가 쌓인 풀숲을 걸어갈 때마다 재가 흩날리며 본래의 초록색 잔디가 드러나는 섬세한 시각적 연출이 적용되어 있다.
도로의 중간 지점에는 '유리세공소'라는 핵심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플레이어는 이 시설을 방문하여 '재수집주머니'라는 특수 도구를 획득할 수 있다. 이 주머니를 인벤토리에 소지한 상태로 화산재가 덮인 풀숲을 걸으면 걸음 수에 비례하여 화산재를 모을 수 있으며, 이를 다시 유리세공소의 장인에게 가져가면 게임 내에서 다양한 효과를 내는 '비드로(유리로 만든 피리)' 아이템이나 비밀기지 장식용 가구로 교환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단순히 도로를 통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을 적극적으로 탐험하도록 유도한다.
113번도로의 생태계 또한 이러한 화산재 환경에 영향을 받은 형태를 띤다. 풀숲에서는 주로 얼루기, 무장조, 마그마그 등의 야생 포켓몬이 출현한다. 특히 얼루기는 개체마다 몸에 있는 점의 위치와 모양이 전부 다르다는 고유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유저들이 이 도로에 오래 머물며 포획을 시도하기도 한다. 또한 도로 곳곳에는 화산재 무더기 속에 몸을 숨기고 위장한 채 지나가는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닌자놀이' 트레이너들이 배치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장소는 시각적인 특이성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요소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113번도로의 배경음악(BGM)은 화산재가 내리는 고요하고 다소 쓸쓸한 분위기를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멜로디로 표현해 내어, 포켓몬스터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명곡으로 자주 언급된다. 닌텐도 3DS 환경으로 이식된 6세대 리메이크작에서는 3D 그래픽의 발전을 통해 화산재의 질감과 공기 중에 흩날리는 입자 효과가 더욱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구현되어 원작의 향수와 시각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