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번 지방도는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탑리와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를 잇는 경상남도의 지방도이다. 지리산 국립공원 구역을 관통하여 하동군과 함양군을 남북으로 직접 연결하는 노선으로 지정되어 있다. 총연장은 약 40km 내외이나, 실제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구간은 양 끝단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 지방도의 가장 큰 특징은 노선의 상당 부분이 지리산 국립공원의 핵심 보전 구역인 벽소령을 넘어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의신마을)에서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음정마을)에 이르는 벽소령 횡단 구간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해당 구간은 일반적인 도로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비포장 산길 및 탐방로로 남아 있으며, 사실상 등산객들의 이동 통로로만 사용된다.
과거 군사 작전 및 산림 개발 등의 목적으로 지리산을 관통하는 도로망이 구상되었고, 이에 따라 이 구간이 지방도로 지정되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벽소령을 넘는 작전도로를 확포장하여 하동과 함양을 잇는 관광 도로로 개발하려는 지자체의 계획도 존재했다. 그러나 지리산의 자연 생태계 훼손을 우려한 환경 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도로 개설 및 포장 계획은 전면 백지화되었다.
현재 1023번 지방도에서 차량으로 정상적인 주행이 가능한 구간은 남측의 하동군 화개면 탑리에서 의신마을까지의 구간과, 북측의 함양군 마천면 음정마을에서 실질적 종점 일대까지의 구간뿐이다. 하동군 구간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를 거쳐 지리산 계곡 깊숙한 곳으로 진입하는 관광 및 주민 생활 도로의 역할을 하며, 함양군 구간 역시 지리산 북부의 주요 산촌 마을을 연결하는 진입로 용도로 활용된다.
결과적으로 1023번 지방도의 미개통 구간은 법적인 지방도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자연 보호를 위해 도로 개발을 포기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오늘날 이 단절 구간은 지리산 종주 능선 상의 주요 거점인 벽소령 대피소와 맞닿아 있으며, 인위적인 도로 개통 대신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보존함으로써 멸종 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서식지 등 자연의 원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